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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VR로 셀프 인테리어 30분만에 끝, '어반베이스'

기사등록 : 2017-07-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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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중 국내 모든 아파트 도면 확보...내년 1월 VR 인테리어 출시
하진우 대표 "선호 건축가 스타일대로 설계해주는 서비스 구상"

[뉴스핌=성상우 기자] #이사를 앞두고 가구 매장을 방문한 A씨. 직원의 권유로 매장 내 비치된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자 이사하기로 예정된 마포구 B 아파트 내부 공간이 시야에 펼쳐졌다. A씨는 아파트 내부를 걸어다니면서 안방엔 H사의 침대를, 거실엔 C사의 소파와 S사의 스마트TV를 배치했다. 벽지부터 가구, 가전, 마감재까지 이것저것 배치해보며 그 자리에서 구매·결제까지 끝냈다. 인테리어 확정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는 가상현실(VR) 기반 셀프 인테리어 서비스 업체 어반베이스(대표 하진우)가 내년 1월에 출시 예정인 서비스다. 기반 기술과 소프트웨어는 이미 자체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오프라인 가구 매장 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휴 업체들과 논의 중이다.

기업 간(B2B) 거래 위주로 공급되고 있는 VR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머리에 착용하는 VR 디바이스)시장을 감안해 개인 이용자들에게 직접 제공하기보단 인테리어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서비스 공급 거점으로 삼았다.

창업자인 하진우 대표는 "VR로 구현된 건축물 공간 안에서 이용자들은 마치 게임을 하듯 셀프 인테리어 작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학을 전공한 하 대표는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던 시절, 2차원(2D) 도면의 한계를 절감했다. 건축에 대한 전문적 이해가 부족한 건축주들에게 도면 한장만으론 사업 설명이 불가능했기 때문. 공간을 입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도형이나 스티로폼 모형 등을 동원했지만 완벽히 이해하기엔 역부족일때가 많았다. 도면을 3차원(3D)이나 VR로 변환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야겠단 아이디어를 이 시기에 떠올렸다.

'어반베이스' 사용화면 캡쳐 <사진=어반베이스 홈페이지>

이에 지난 2014년 법인 설립 후 1년 반동안 개발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물은 '2D 건축도면을 3D로 전환하는 알고리즘'이며 어반베이스의 특허권이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3D 화면을 통한 셀프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직관적 이해가 어려운 2D 건축 도면을 3D 화면으로 전환, 건물 공간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이용자들은 이 3D 화면 속에서 벽지부터 가전, 가구 등을 직접 배치해보며 셀프 인테리어 작업을 할 수 있다. 배치되는 아이템들은 모두 제휴업체 제품이다. 현재 배치하는 기능까지만 가능하지만 구매·결제까지 이어지는 기능을 하반기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어반베이스의 강점은 방대한 '아파트 도면 데이터'다. 실제 도면 확보를 통해 사용자들이 주소만 입력하면 해당 아파트 공간을 3D화면으로 뜨도록 했다. 지난해 7월 100만건 수준이었던 도면 데이터는 1년만에 620만건까지 확보했다. 8월 중 나머지 제휴를 통해 국내 '모든' 아파트의 도면을 확보하게 된다.

최근 급증하는 셀프 인테리어 수요와 맞물려 이용자수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만명 수준이었던 월 방문자 수는 지난달 30만명으로 1년도 안돼 30배 늘었다. 방문자 1인당 평균 체류시간은 약 32분이며 재방문율은 42.5% 수준이다. 이용자 중 3040 여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동탄맘 카페' 등 각 지역 주부 커뮤니티들에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중이다.

벤처투자업계도 성장성을 인정했다. 지난해 스파크랩글로벌 등으로부터 시드투자 10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지난 3일 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21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제휴사도 급격히 늘었다. 어반서비스에 입점한 인테리어 아이템 종류는 가전, 가구, 벽지, 창호 및 기타 내장재 등으로 다양하며 총 4500여개에 이른다. 제휴 업체 수 기준으론 45개사이며 각 업종을 대표하는 대기업 브랜드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제휴사들은 어반베이스에 입점할때 일종의 '입점료'를 지불하며 이용자들이 각 제품을 클릭할때마다 광고료가 책정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직원들의 설명 도구로도 쓰일 수 있어 솔루션 이용료도 발생한다.

일본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하 대표는 "일본은 한국보다 도면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더 잘돼 있다"며 "데이터 확보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하며 주거 문화도 우리나라와 비슷해 '맨션'을 중심으로 일본시장에서도 무리없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류가 퍼져있고 이사 수요가 많은 홍콩, 하노이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사진=어반베이스>

하 대표의 최종 구상은 '셀프 주택 설계' 서비스다. 어반베이스의 솔루션에 방대한 도면 데이터·건축가 정보 등을 학습시켜 도면을 변환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설계까지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즉,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 '프랭크 개리'나 국내 건축 권위자인 '승효상' 건축가의 스타일을 주문하면 이를 반영한 VR 설계 도면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하 대표는 "2D 도면을 3D나 VR로 변환하는 것은 과거의 공간을 꾸미는 것"이라며 "이제 이용자들에게 미래의 공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2020년이 되면 이용자가 선호하는 건축가의 스타일을 담은 설계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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