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어머니 찾는 일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할 때 서울글로벌센터가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움을 줬고 결국 어머니를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에서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고민해 볼 겁니다."
서울글로벌센터의 도움으로 25년 전 헤어진 한국인 어머니를 찾게 된 브라이스 스미스 씨. [서울시제공] |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미국인 브라이스 스미스(Brice Smith, 27)씨가 헤어진 지 25년 만에 어머니와 재회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글로벌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상담원 덕분이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스미스 씨는 오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서울글로벌센터를 찾아 상담원 최윤선(26세)씨를 만나 감사의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최 씨가 생후 3개월 때 헤어져 기억에 조차 없는 어머니를 찾는데 큰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스미스 씨의 어머니는 주한 미 공군에 복무하던 아버지를 만나 지난 1987년 결혼한 뒤 4년 뒤인 91년 미국 버지니아 한 공군기지에서 스미스 씨를 낳았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극심한 향수병에 시달린 끝에 스미스 씨가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갔고 연락이 두절됐다.
브라이스 스미스 씨가 간직하고 있던 사진. [서울시 제공] |
이후 스미스 씨는 미국에서 아버지만 있는 한부모 가정에서 형과 함께 자랐다. 2013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로스쿨에 합격, 난민법 등을 공부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러나 스미스 씨는 심각한 바이러스 질환에 감염돼 미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이를 계기로 지난해 11월 이름과 생일을 유일한 단서로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
한국어가 서툰 스미스 씨에게 미국에서 어머니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계정 수백 개를 뒤지고 전 미국 대사나 전 한국공군 군인, 미국 상원 의원, 유엔(UN) 직원 등 주변 사람들을 비롯해 여러 네트워크를 거쳤지만 어머니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국 언론이나 경찰, 영사관 등 국가 기관에 연락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전쟁고아나 실종 아동, 입양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였다. 어머니의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없다는 점도 장애물이 됐다.
서울에서 25년 만에 어머니를 만나게 된 브라이스 스미스 씨. [서울시 제공] |
그러던 중 스미스 씨는 서울글로벌센터에 연락을 했고 최 씨와 이메일 또는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게 됐다. 글로벌센터는 지난 2008년 문을 열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의 편의를 위해 영어, 한국어, 중국어 등 10개 언어가 가능한 상담원들을 배치해 상시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최 씨는 어머니의 혼인관계수리증명서를 재발급받아 거주지를 알아보자고 제안했고 관련 서류를 발급받는데 도움을 줬다.
그 결과 스미스 씨는 결국 대구에 거주하는 어머니를 지난달 찾게 됐고 지난 9일 한국으로 입국했다.
최 씨는 "몇 개월 간 노력 끝에 수십 년 동안 떨어져 지냈던 가족이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 주민을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희 서울시 외국인다문화담당관은 "서울에 거주하는 40만 명 외국인 주민의 서울살이가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 가족을 챙기는 것처럼 외국인 주민들을 지원해 서울 생활에 대한 편의와 서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