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삼성생명이 전속 설계사들의 이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설계사로 입사한 10명 중 6명이 1년내 포기하는 등, 정착률이 1년새 12%포인트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생명이 여러 지원책을 준비했다.
신입설계사 정착을 위한 노력은 삼성생명만이 아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신입 설계사가 매월 50만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면 초기 2년간 월 300만원의 수입을 보장해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에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오늘 8월에 등록한 설계사들부터 적용되는 이번 개편은 설계사들의 정착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우선 설계사로 등록된 후 1년 간 지급하는 정착수수료 지급 방식을 바꿨다. 현재는 신입설계사가 월납보험료 초회분 기준으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각 기준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다음 달에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개편 후에는 기존의 정착수수료와 별도로 '정착수수료2'를 지급한다. 이는 등록 후 첫 6개월 간 지급되는 수수료로 기존의 정착수수료와 마찬가지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최대 150만원을 지급한다.
첫 6개월간 정착지원비를 이중으로 지급하는 셈이다. 또 정착수수료는 환수(실적 달설 못하면 반납하는 조건)하지도 않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수수료 체계는 회사 전략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항목"이라며 "이번엔 신입설계사에게 정착수수료를 6개월 정도 더 가중해서 많이 주는 방식으로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전속 FC는 지난해 1분기 2만5807명에서 올해 1분기 2만3546명으로 2300명 가까이 줄었다. 또 13개월차 설계사의 정착률은 지난해 1분기 51.8%, 2분기 49.5%, 3분기 46.1%, 4분기 45.7%로 하락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39.8%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40.0%선 밑으로 떨어졌다. 10명이 입사한 후 4명도 1년간 버티지 못하는 셈이다.
다만 삼성생명 측은 "6월말 들어 13개월차 정착율이 42% 수준으로 회복됐고, 전속 설계사도 4월 이후 꾸준히 상승해 6월말까지 1사분기 대비 500명정도 증가하면서 멩업조직의 효율이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험사가 13개월차 정착률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장기정착과의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설계사들의 경우 1년을 넘기면 장기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지만, 1년을 채우는 경우는 절반이 채 못된다"며 "때문에 첫 1년 간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설계사들의 이탈로 골머리를 앓는 건 삼성생명만이 아니다. 저금리 기조로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정착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설계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독립보험대리점(GA)으로 옮기는 설계사들이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19만3941명으로 작년 동기 말(20만2839명)과 비교했을 때 1년 새 1만명 가까이 줄었다.
다른 보험사들도 신입설계사 지원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2월부터 '루키 300'이라는 정착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입 설계사가 매월 50만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면 초기 2년 간 월 300만원의 수입을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매달 300만원의 수입을 보장하는 건 파격이라는 반응이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설계사는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적이 아직 없는 신입 설계사들의 안정적인 생활유지와 정착을 위해 지원을 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