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위기와 경기 한파에 시달리는 그리스에 18억달러 규모의 대기성 차관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자금의 실제 집행 시기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로존 채권시장은 IMF의 지원 소식에 반색,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경계감보다 크게 무게를 뒀다.
그리스 <사진=블룸버그> |
21일 블룸버그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IMF는 그리스에 18억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공식 발표문을 통해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온전하게 집행하더라도 부채 규모를 영속 가능한 수준으로 축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보다 현실적인 전제에 근거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F는 그리스가 기존에 제시한 경제 개혁을 모두 이행한다 하더라도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30년 1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에도 부채 비율은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경고다.
이날 IMF가 승인한 18억달러의 자금 집행 여부는 유로존 채권국의 그리스 채무 탕감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이번주로 예정됐던 그리스의 채권시장 복귀가 불발된 가운데 IMF의 결정은 투자자들을 안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장중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4~5bp 하락했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2% 가량 내렸다.
독일 대비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94bp까지 떨어지며 2015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이른바 유로존 주변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자산 매입을 축소할 뜻을 내비치면서 유로존 국채시장이 지난 3주간 하락 압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날 IMF의 결정에 대한 반응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B로 평가한 그리스의 국가신용 등급을 이날 재검토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