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중국 홈인테리어 B2C(소비자간거래)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한샘이 중장기적 매출 목표를 1조원으로 설정했다.
25일 한샘에 따르면 다음달 8일 문을 열게 될 상해 글로벌 1호 직영 매장은 창닝구에 위치한 대형복합쇼핑몰에 서울 직매장의 2배 수준인 연면적 1만3000㎡(약3900평) 규모로 꾸려진다. 한샘은 3년 전부터는 B2C 사업을 위해 상해법인을 설립하고 공장 1곳과 물류센터 2곳에 850억원을 투자했다.
한샘은 이 곳을 필두로 향후 진행상황을 봐가면서 매장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상해지역에서만 연 1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게 회사측 목표다.
중국의 홈인테리어 시장은 740조원이며, 한샘이 매장을 오픈할 상해지역의 시장 규모만 40조원에 달한다. 한샘은 중국현지에 맞는 차별화된 상품과 유통·마케팅·서비스를 통해 현지 소비자를 공략한다면 목표한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양하 회장이 입버릇처럼 말 하던 국내 매출 10조원과 글로벌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시장에서의 선전이 필수라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한샘이 내세운 차별화 전략은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의 신축 아파트는 최소한의 전기배선과 바닥공사도 되지 않고 골조만 형성돼 있어 입주 시 소비자가 바닥부터 벽, 모든 전기공사를 해야 한다. 그런만큼 한샘은 가구 생활용품, 건자재에 이르는 패키지를 공급할 수 있는데다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설계·시공까지 가능한 토탈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경쟁사들은 40~50일이 걸리는 주문에서 배송까지 납기를 7일로 줄이고 시공과 AS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지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중국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현지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좋은 상품을 선보이는 것만큼이나 유능한 영업사원, 시공사원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기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육성해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한국 본사에서 팀장급을 중국에 파견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지 채용 등을 거쳐 현재까지 약 300여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가구시장의 소비자 중 편의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빠링허우(80년대생)와 주링허우(1990년대 이후생)가 90%가 넘는 상황을 감안하면 편의성을 내세운 한샘의 전략이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빠링허우의 합리적 주거 소비 트렌드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중국 B2C 인테리어 시장 진출은 적절한 타이밍"이라며 "상해 직매장을 시작으로 항저우, 광저우 등 신도시 지역을 공략한다면 중국은 한샘의 2세대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상해 매장 매출은 200억원으로 예상하며,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국내 직매장의 정상화 사례를 감안해 2018년 매출 1000억원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으나 내년에는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의 중국 진출이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이기는 하지만 당장 실적이 좋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시공 등 패턴이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등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샘은 1985년 미국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1991년 일본 현지법인, 1996년 중국 현지법인(베이징)을 설립해 주로 건설사 등과 부엌가구 공급 B2B(기업간거래) 등에 집중해 왔다. 2004년에는 중국 베이징 공장을 완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액은 389억원으로 전년대비 15.6% 감소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