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2009년 2분기를 기점으로 시작된 장기 강세장이 내년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가 펀드매니저와 전략가들은 내년 주식시장이 추세적인 약세장으로 꺾이는 한편 신용시장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베어마켓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월가의 펀드매니저와 전략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부담부터 정치권 리스크까지 갖가지 악재에도 강한 저항력을 보이는 뉴욕증시가 내년 하반기 상승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 경제가 2019년 상반기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뉴욕증시의 상승 기류가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 축소 시점과 맞물려 종료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비전통적 부양책으로 인해 4조5000억달러로 불어난 대차대조표의 구체적인 축소 시기를 9월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중반 정책자들이 실제 자산 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21명의 시장 전문가들이 내년 4분기 뉴욕증시가 20%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준과 함께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역시 같은 행보를 취하면서 금융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월가는 예상했다.
또 뉴욕증시 이외에 유럽의 하이일드 본드와 이머징마켓의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이 선진국 중앙은행의 이른바 '출구 전략'으로 인해 일격을 맞을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펀드매니저와 전략가들은 금융시장이 지난 2007~2009년과 같은 형태의 패닉에 빠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무질서한 주가 조정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시장 혼란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2년 베어마켓 당시 무려 7조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한 바 있다.
슈로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레미 올루 피탄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결과가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자산시장이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한 만큼 동력이 사라질 때 충격 또한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조사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중국 금융시장을 위험한 곳으로 지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의 달러화 표시 부채 규모가 5000억달러를 넘어선 사실을 감안할 때 중국에 대한 투자 리스크가 언급되지 않은 것은 다소 예상 밖이다.
한편 월가의 투자자들은 내년 하반기 미국 국채 대비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1%포인트 상승, 신용시장 역시 베어마켓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