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1~6월) '어닝 쇼크'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탓이다. 특히 기아차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4.8% 감소해 무려 6100억원이나 줄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27일 진행된 기아차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시장에서는 1분기 리콜비용 적용과 차량 판매 성수기 도래 등에 따라 실적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주요 시장인 미국의 경쟁심화와 사드보복에 따른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컸다”고 밝혔다.
기아차의 상반기 주요 경영지표를 살펴보면, 매출액은 26조42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하락했고, 영업이익도 7868억원을 나타내며 전년 동기 대비 44%나 떨어졌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조1550억원으로 34.8%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기아차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 판매량 감소가 결정타였다.
상반기 중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41.5%가 감소했다. 중국에서만 글로벌 전체 판매 감소분인 11만2000여대를 훌쩍 뛰어넘는 11만8000여대가 줄어든 것이다. 중국 실적을 제외할 경우 기아차의 전체 판매는 오히려 0.5% 증가한다.
한천수 본부장은 “상반기 중국 시장 실적이 1분기 이어 2분기도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히 정치적(사드) 이슈로 인해 2분기 판매가 64% 감소하며 부진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상반기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도 선전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신차 출시와 레저용차량(RV) 판매 확대 등으로 인해 판매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기아차의 미국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9.9% 감소했다. K3와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니로 등의 신차가 출시했지만, 쏘울과 스포티지 등 주력모델 노후화 및 시장수요 감소 등으로 전체 판매가 떨어졌다. 더군다나 미국 실적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자 기아차가 인센티브와 광고비를 확대하는 등의 판촉을 늘리면서 실적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사진=현대기아차> |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경영환경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와 미국의 경쟁 심화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 회복을 이루고 판매 증가를 보이는 유럽과 신흥시장 적극적으로 공략을 강화해 수익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전사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비상체제를 가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원가를 최대한 절감하고 딜러 스킨십을 늘려 판매역량을 강화하는 등 판매 비상체제에 들어간다. 또한 9월에 소형 페가스와 K2크로스를 출시해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유럽과 신흥국의 비중도 늘린다. 유럽시장의 경우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5% 상승했고, 신흥국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10.9% 상승했다.
한 본부장은 “상반기 유럽과 신흥국 실적이 괜찮았다”며 “하반기 유럽에서는 소형SUV 스토닉과 스포츠세단 스팅어가 런칭하고, 러시아에서는 니로와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하는 등 두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