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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의무경찰, 집회·시위 일선배치는 본래 의무 아냐"

기사등록 : 2017-08-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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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범준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청장에게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의무경찰 경력배치 관행과 운영 전반에 대해 적절한 개선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현역 의무경찰 A씨의 부모는 "의무경찰은 '의무경찰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에 따라 치안업무 보조 임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장이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고 인권을 침해했다"면서 올해 초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해 말부터 장기간 이어진 '촛불 집회'에 의경을 대규모로 동원해 직업경찰과 동일하게 집회·시위 현장 제일선에 배치하고 동일 시간·구역·방식으로 시위 진압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해 12월 3일, 청와대를 100M 앞둔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인권위 조사 결과, 실제 지난해 11월 5일부터 올해 3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약 21회에 걸쳐 개최된 '대통령 퇴진관련 대규모 시위'에 투입된 의무경찰과 경찰관기동대(직업경찰)의 비율은 약 5대 1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상황에 따라 의무경찰도 버스 지붕에 올라가 시위대를 진압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위 기간 중 시위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의무경찰은 17명, 직원중대는 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탄핵 인용 결정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서 버스 위로 올라간 한 시민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지붕아래로 내려지고 있다. [뉴시스]

경찰청은 "의무경찰이 집회·시위 현장에 배치돼 범죄예방과 진압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반박했다.

또 "현장상황에 맞게 의무경찰로 구성된 의경기동대와 직업경찰로 구성된 경찰관기동대를 혼성 운용했지만, 경찰관기동대 전체 숫자가 많지 않아 일부 불가피하게 의경기동대가 시위대와 직접 접촉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향후 의무경찰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이에 상응하는 직업경찰을 충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국방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추진돼야 할 사항이다"고도 덧붙였다.

인권위는 ▲군복무를 대체하는 의무소방원이 화재진압의 일선에서 화재진압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점 ▲해양 의무경찰이 불법조업선박을 직접 단속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시위 일선에 투입된 의무경찰은 '치안업무 보조'라는 본연의 임무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일 최대 24시간 30분 동안 시위 진압에 동원되면서도 직업경찰관과 같은 적절한 보상을 부여받지 못하는 것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으로도 보았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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