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유미 기자] 한국항공우주공사(KAI) 경영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이 회사에 분식회계가 일어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서울사무소 모습. [뉴시스] |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2일 "KAI의 부품원가 부풀리기 등 분식회계가 일어난 경영상 비리를 살펴보고 있다"며 "중요 방산기업인 KAI의 부실이 누적될 경우 더 심각한 경영위기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과도 협조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분식회계는 기업이 고의로 자산·이익 등을 크게 부풀리고 부채를 적게 계상해 재무상태 등을 고의로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검찰은 KAI가 총 3조원대 이라크 경공격기 FA-50 수출 및 현지 공군 기지 건설 등 해외사업을 수주하고 나서 이익을 회계기준에 맞지 않게 선(先) 반영하거나 주력 제품의 원가를 올려 적는 방식으로 이익을 부풀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KAI의 사업규모 등을 고려할 때 분식회계가 벌어졌다면 그 규모가 수백억~수천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가 부풀리기 주요 수사 대상인 수리온 개발 사업에만 약 1조3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현재 검찰은 주요 실무자급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전날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KAI 전 본부장 윤모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씨는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협력업체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KAI 경영지원본부장 이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경영 비리 전반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두 차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를 검토하고, 주요 실무자에 대한 조사를 한 뒤 하성용 전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임원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