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전경 <사진=뉴스핌 DB> |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전기료에 포함되는 3.7% 전력산업기반기금(이하 전력기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재계·시민·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력기금은 전기사업법 제48조에 의해 전력산업의 기반조성 및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 2001년 정부가 설치한 기금을 말하며,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정부를 대신해 징수하고 있다.
2일 전력기금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에 따르면 전력기금이 조성된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한전이 징수한 누적 법적부담금은 23조4000억원으로, 지난 2015년 말 기준 연 징수액 2조원을 돌파했다.
더욱이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매년 전력기금 징수액은 증가하는데 반해, 지출비용은 큰 폭 감소하면서 최근 몇 년간 1조원 이상의 여유자금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여유자금은 공공자금 누적예탁금(법적부담금) 2조1600억원과 기금보유 여유자금 8368억원을 포함한 약 3조원 가량이다.
◆ 전력기금 예상 누적예탁금 2조1600억원...올해만 5000억원 예상
올해 기준 전력기금 누적예탁금은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올해 징수할 예정인 전력기금은 2조1600억원인데 반해 사업 지출규모는 1조6000억원 가량으로 5000억원 이상의 예탁금이 쌓일 전망이다.
전력기금은 전력, 신재생에너지, 원전 등 전력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전력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전력수급의 안정을 도모하는 게 목표다. 발전소주변지역지원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에너지 연구개발(R&D) 등 에너지공급체계구축과 에너지 안전관리, 전력기술 개발, 전력기반기술확충, 전력산업경쟁력강화 등에 주로 쓰인다.
하지만 전력기금 지출 규모는 2014년 이후 큰 폭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4년에만 1219억원의 예탁금 차익이 발생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15년 2334억원, 2016년 2617억원으로 매년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예상되는 예탁금 차익은 5600억원으로 추정돼 총 누적예탁금은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력기금 사업지출 규모가 줄어든데는 에너지관련 사업이 축소한데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전력기금 지출의 절반이 넘는 에너지공급체계구축 사업은 2015년 약 1조2800억원에서 올해 9800억원 가량으로 약 3000억원이 감소했다.
특히나 발전소주변지역지원과 신재생에너지보급, 농어촌전기공급 지원 사업 등 현 정부가 내세우는 주요 현안에서 큰 폭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상충된 모양세다.
산업부 전력산업과 관계자는 "전력기금 지출은 매년 1~2차례 기금변경을 통해 유동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올해 기금 사업지출 규모는 사업별 전반적으로 고려해 책정한 금액이다. 예산을 적게 책정한데는 이유를 답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재계·시민단체 "전력기금 부담스럽다" VS 산업부 "기금 인하 계획 없다"
전기료와 별도로 징수하는 3.7% 전력기금에 대해 재계와 시민·시민단체들은 "부담스럽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여러 재계 관계자는 "매년 지출하는 수십억원의 전기료 중 전력기금 부담금이 억 단위를 넘어선다"며 정부가 이를 인지해 인하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재계 운영지원 담당자는 "전력기금이 국가 전력사업에 필요하다는 부분은 인지하지만 징수하는 금액이 크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라며 "전기사용량이 늘면서 매년 늘어나는 전력기금이 부담스럽긴하다"고 전했다.
시민과 시민단체 또한 전력기금 인하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하고 나섰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금 수익은 늘어나는데 집행비용은 줄어드는 부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기금이용을 저소득층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거나, 기금 인하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전력산업과 관계자는 "전력기금 인하 요구에 대해 들어본 바 없다"며 "현재까지 전력기금 인하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