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교육부가 학교법인 서남학원 정상화계획서를 제출한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에 대해 2일 불수용 통보했다. 아울러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2일 교육부는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이 제출한 서남대 정상화계획서를 수용하지 않으며 폐교 가능성을 포함해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방학기간이라 한산한 서남대의 모습. [뉴시스] |
교육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 측이 사학비리 등으로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대학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 없이 의대 유치에만 주된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서남학원은 2012년 12월 실시한 교육부 사안감사 결과 설립자가 교비 333억원 등을 개인의 부를 축적한 비리에 대한 책임으로 2013년 6월 이사 전원이 임원 취임승인이 취소됐다.
이후에도 교육부가 상시컨설팅을 실시하고 재정기여자 영입 등 자체적인 정상화 노력을 유도했지만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조차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8일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이 제출한 최초 정상화계획서는 모두 정상화 요건을 누락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보완기회 없이 불수용 통보할 수 있었으나 교육부는 학생·학부모·지역주민 등의 요구로 2차례 보완을 요구했다.
다각적인 보완 기회에도 두 주체는 임시이사 선임사유 해소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삼육학원 및 서남학원 종전이사의 정상화계획서는 한려대 폐지를 통한 매각대금과 종전이사 측의 재산출연으로 333억 원의 횡령금을 변제한 후 이를 감사처분 이행으로 처리해주고, 의대를 포함한 서남대 남원캠퍼스를 삼육학원에 매각해 정상화하는 방안을 제출했다.
교육부는 한려대 폐지를 통한 매각대금은 개인이 변제한 것으로 볼 수 없기에 감사처분으로 인정할 수 없고, 이런 요구는 사학을 기반으로 개인의 부를 축적한 적폐를 인정해달라는 것에 지나지 않아 수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횡령금 보전을 위해 제출한 종전이사 재산출연 재원의 일부는 압류된 재산으로 횡령금 보존이 불가함에도 이에 대한 증빙 및 소명도 없어 수용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립대학교는 1차와 2차 정상화계획서에는 임시이사 선임사유 해소방안 없이 서남대 의대 발전방안 등 계획만 포함돼 있었다.
지난 6월 30일 최종 보완자료에는 교육부가 우선 종전이사 중심의 정상화를 승인해 주고, 그 이후 서울시립대가 서남대 남원 캠퍼스를 매입하고 종전이사측이 그 매각대금으로 횡령금을 변제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으로 승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재정기여도 없는 상태에서 비리를 저지른 종전이사 측을 중심으로 정상화를 먼저 요구하는 방안은 임원취임승인취소의 기본취지에 반하며 ‘사립학교법’과 관련 판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또 종전이사 보유 재산 처분이나 남원캠퍼스 매각에 관할청이 개입할 것을 조건으로 요청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요구로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립대는 서남학원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교육부는 두 주체의 방안은 비리관계자 등이 서남학원으로 복귀해 아산캠퍼스를 운영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교육부는 불수용 통보와 함께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할 예정”이라 밝혔다.
설립자 횡령금 등 333억 원 외에도 임금체불액 등 부채 누적액이 187억에 달해 정상적 학사운영이 불가능한 서남학원을 사학비리 관련자가 철저한 시정 없이 복귀하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을 위해 각 주체별 정상화계획서는 공공기관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재정기여자의 동의가 있을 경우 모든 보완차수에 걸쳐 적극 공개된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