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미리 기자] 환인제약이 엘러간과의 협업을 끝내고 주력사업인 정신신경용제 판매에 치중하면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하반기에도 보건제도 변화의 수혜를 받아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환인제약은 올 상반기 개별 기준 영업이익률이 23.8%로 전년 동기보다 7.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728억원으로 1.5% 늘어난 데 비해, 영업이익은 173억원으로 47.9%나 급증한 덕분이다.
이는 다국적 제약사인 엘러간의 보톡스, 필러 판매가 지난해 사실상 종료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인제약의 수익성은 올해 1분기부터 대폭 개선됐다"며 "상품(보톡스, 필러) 매출이 제외되면서 원가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외부에서 구입해오는 상품 마진율은 직접 제조하는 제품보다 좋지 않다.
환인제약도 2014년 11월 엘러간의 보톡스, 필러를 국내에 단독 판매하기 시작한 뒤 수익성이 악화됐다. 2014년 19.9%이던 환인제약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17.5%, 2016년 15.3%로 계속 하락했다.
여기에 환인제약의 수익성 개선에는 효자 부문인 정신신경용제가 선전한 것도 한몫했다. 올 상반기 매출이 5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4% 늘어난 것이다.
정신과 약품은 보톡스, 필러와 달리 원가율이 낮아 매출이 늘수록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현재 환인제약은 정신분열증 치료제 '리페리돈', '쿠에타핀' 등을 대표 제품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덕에 정신신경용제의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 76.4%로 6.8%포인트나 올랐다.
순환계용약(매출 51억원), 소화성궤양용제(46억원), 골다공증 치료제(26억원), 해열소염 진통제(17억원) 등 다른 부문도 매출이 늘었지만 정신신경용제의 성장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 하반기에도 정신신경용제를 필두로 한 환인제약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5월말부터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다. 이에 따르면 정신질환자 개념을 '정신병·인격장애·알코올 및 약물중독 기타 비정신병적 정신장애를 가진자'에서 '독립적 일상생활을 하는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변경했다.
김성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환인제약이 정신신경계 전문 제약사라는 점을 들면서 "낮아진 정신과 문턱만큼 환인제약의 영업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인제약이 출시한 신제품들이 외형 성장에 보탬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환인제약은 올 3월 뇌전증 치료제 '네오팻정'(성분명 라코사미드), 위궤양 치료제 '뉴바민정'(레바미피드), 골관절염 치료제 '쎌콕정'(세레콕시브) 등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하태기 연구원은 "외형 성장을 위해 순환기계 약품 매출 확대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