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성현 기자] 항저우가 홈그라운드인 알리바바가 베이징으로 무게중심을 점차 옮기고 있다. 6일 티몰이 '베이징 중심 전략'을 발표하며 남쪽은 항저우, 북쪽은 베이징을 주요 거점으로 하는 ‘두 개의 거점 전략(雙中心戰略)’을 본격화했다. 혁신에 적합한 베이징을 중심 테스트베드(시험공간)로 삼아 신소매를 전국으로 확산한다는 전략이다.
<사진=바이두> |
지난 6일, 티몰(톈마오)은 ‘베이징 중심 전략’을 발표했다. 허마셴성(盒馬鮮生), 쑤닝(蘇寧), 이궈성셴(易果生鮮) 등 알리바바 관계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베이징에 ‘3km 이상적인 생활권(理想生活區)’을 우선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알리바바의 북상은 2년 전 시작됐다. 2015년, 마윈 회장은 “베이징에 제대로 뿌리내려야만 중국 경제 발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며 ‘두 개의 거점 전략(雙中心戰略)’에 시동을 걸었다.
티몰의 이번 베이징 중심 전략은 알리바바의 신소매(新零售) 프로젝트의 범위를 점차 베이징까지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관계 업체인 허마셴성, 쑤닝, 이궈성셴 영업에 베이징 등 북방인근 소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지역내 알리바바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분석한다.
◆ 신소매의 본산은 항저우, 전국확산 교두보는 베이징
‘두 개의 거점 전략’은 베이징을 기존 본사 소재지 항저우와 같은 등급으로 격상시켜 북쪽(베이징)과 남쪽(항저우)에 각각 핵심 거점을 두고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알리바바는 베이징을 신소매의 주요 테스트베드로 여기고 있다.
2000만명이 넘는 상주인구, 그 중에서도 대졸 이상 학력자가 30%를 차지하는 베이징은 새로운 혁신전략을 펼치기에 매우 적합한 공간으로 꼽힌다. 다수의 인터넷 기업이 베이징을 중시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 신소매 전략을 펼치는 알리바바에게 베이징은 인구뿐만 아니라 산업업그레이드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도시로 평가된다.
더군다나 베이징시는 지난 2014년부터 '도시 업그레이드 전략(2016~2030)'을 추진 중이다. 도시 업그레이드 시점에는 새로운 유통 방식이 시장에 진입하기 보다 수월하고, 바로 이 시점에 알리바바가 그동안 쌓아온 신소매 노하우를 베이징에 본격적으로 풀어놓기 시작한 것. 일례로 알리바바의 신소매 실험장 허마셴성은 올해 6월 베이징에 문을 열고 3km 이내 30분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궈성셴은 티몰을 발판 삼아 베이징 내 입지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번에 티몰은 베이징 전용 채널(코너)을 개설, 베이징 소비자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베이징 전용 채널 내 상품 품목은 과일, 채소, 식음료 등으로 다양하며, 알리바바 산하 물류업체 차이냐오(菜鳥) 익일 배송 서비스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현지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베이징에서 펼치는 ‘3km 이상생활권(理想生活區)’ 프로젝트에는 세가지 목적이 숨어있다고 분석한다. △허마셴성의 3km 이내 30분 배송 등 신선식품 총알배송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베이징 핵심 상권과 주택가를 중심으로 각 지역 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베이징 지역 쇼핑의 전면적인 업그레이드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알리바바의 베이징 북상은 단순히 배송 효율을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소매 개념을 처음 제기한 주체로서 베이징 시민의 쇼핑 체험을 전면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테스트베드인 베이징에서 성공하면 향후 전국으로 신소매 전략을 확산하기 수월해진다. 지금 알리바바가 베이징에 무게중심을 두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 주요 검색포털 소후닷컴(搜狐)은 “알리바바 베이징 중심 전략의 성패는 빠른 시일 내에 ‘신소매’를 전국범위로 확산시킬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마윈 회장이 오신(五新 신소매, 신제조, 신금융, 신기술, 신에너지) 개념을 처음 제기한 뒤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7월 오신 집행위원회 설립을 발표, 신소매를 필두로 한 오신(五新)의 본격화를 알렸다.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