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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허실]개인소득 늘려주면 '만사형통?'

기사등록 : 2017-08-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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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상승, 원가 절감에 부담…기업 해외 경쟁력 약화 우려
고용 및 투자 축소 우려…물가 상승도 유발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임금을 올려 국민 소득이 늘면 소비가 증가하고 과거보다 돈을 더 벌게 된 기업은 채용을 확대할까? 소득주도성장론을 제시한 문재인 정부는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전문가와 재계 생각은 다르다. 급격한 임금 인상이 기업 발목을 잡아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10일 학계와 재계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위험한 실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먼저 정부 개입으로 인한 임금 인상이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다고 주장한다. 원가 관리에 부담이 돼서다. 인건비가 늘면 생산 비용 증가로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해진다. 자칫하면 수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제지업체 관계자는 "원가 절감 노력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해외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인건비 부담은 원가 관리에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원가에서 인건비 비중이 계속 증가해서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기업경영분석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국내 모든 산업의 영업 총비용에서 인건비 비중은 16.67%다. 2013년(14.73%)보다 1.94%포인트 늘었다.

문제는 인건비가 오를 때 중소기업이 더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2015년 기준 중소기업의 영업 총비용에서 인건비 비중은 24.25%다. 반면 대기업은 11.47%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견기업 100만+ 일자리 박람회'를 방문한 취업 준비생이 박람회 안내판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 기자>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임금 인상 압력은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임금 인상이 기업의 고용 및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줄이면 장기적으로 기업 생산성은 낮아진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인건비를 올리면 기업은 수익성이 줄기 때문에 다른 쪽(고용)을 줄인다"며 "만약 인건비가 늘어도 해고를 안 하면 투자 등 다른 부분을 줄이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산비용 증가로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물가 상승은 국민 실질소득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병태 교수는 "늘어난 인건비가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으로 전가돼 소비자 실질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발표한 경제정책 방향에서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바꾼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 최저임금 1만원 달성 ▲ 주거비와 교통비 등 생계비 경감 ▲근로장려금 확대 ▲일자리 지원세제 3대 패키지 등을 추진한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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