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한반도의 긴장감이 크게 고조되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상품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전세계 상품시장에서 북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극히 제한적이지만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인접 국가의 주요 수입 품목을 중심으로 국제 교역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한중일 상품 거래 현황 <출처=블룸버그> |
이미 해운 업계의 보험료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선사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질 경우 운항 노선을 변경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시장에서 아시아 지역의 입지가 새삼 부각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11일(현지시각) 씨티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 콩류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액화천연가스(LNG)의 최대 수입국이다. 한국 역시 석탄과 철강 수출입 시장에서 상위권에 랭크 돼 있다.
이들 3개 국가는 해상 운송 원유 시장에서 3분의 1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해상 운송 철광석의 수입 비중은 84%에 이른다.
이 때문에 원자재를 운송하는 선박 업체들은 한반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오가는 설전이 군사 행위로 번질 경우 아시아를 중심으로 교역이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사적인 충돌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위기가 고조되면서 원자재를 운송하는 선박의 보험료가 뛸 가능성이 높고, 일부 노선이 막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선사들이 새로운 항로를 찾아야 할 경우 운송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업계는 곤혹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씨티그룹의 크리스토퍼 메인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 벌어지는 위기 상황이 상품시장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입지를 부각시켰다”고 전했다.
원자재 수송 노선에 미칠 파장은 무력 충돌이 한반도에 국한될 것인지 아니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것인지에 달렸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밝혔다.
지난 1982년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포크랜드 섬을 침공했을 때 영국 정부는 200마일의 해상 금지 구역을 설정하고, 이 영역에 진입하는 선박은 잠재적인 공격 대상이 되도록 했다.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상업용 선박이 인근 해역에서 공격을 당한 바 있다.
중국 다롄 소재 해양 리스크 관리 업체 신데 마린 서비스의 게리 천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발생할 경우 동북아 지역의 선박 운임이 20~30% 뛸 것”이라며 “이 밖에 운항 노선이나 정박할 항구가 변경되면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