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에그포비아'(Eggphobia·달걀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사놓은 계란을 어떻게 처리할지, 언제까지 계란을 사지 말아야 하는지 등에도 관심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정부의 전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달걀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전수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명 '살균제 계란' 농가가 추가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서울 도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참고사진)<사진=뉴시스> |
현재까지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된 곳은 경기도 남양주·강원도 철원 소재의 농장 두 곳이다. 또 다른 성분인 비펜트린이 나온 곳은 경기 광주·양주와 전북 순창·전남 나주 소재 농장 등 네 곳이다. 이 날만 농장 세 곳에서 추가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전날(15일) 발견된 경기 남양주 농장은 4개 중간유통업체에 계란을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농장에서 출하한 계란 껍질에는 '08마리'가 새겨져 있다. 해당 계란은 빵 등 식품제조회사에는 납품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세한 유통 과정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계란은 유통주기가 짧은 만큼 이미 소비됐을 가능성이 크다.
경기 광주 농장에서 출하한 계란에는 '08LSH'라는 표시가 있다. 정부는 이 표시들이 새겨진 계란은 먹지 말고 폐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 외 계란도 정부의 전수 검사가 끝날 때까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유통기한이 일반적으로 일주일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이미 구입해 냉장고에 넣어 놓은 계란은 폐기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날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계란을 환불조치 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따른 것이다. 구입한 계란과 영수증을 가지고 매장에 방문하면 환불 받을 수 있다.
정부는 3000마리 이상 규모의 전국 농가를 전수 조사 할 계획인데 완료까지는 일주일 정도 걸릴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농가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성분이 검출된 만큼 기존에 산 달걀에 이 같은 표시가 있다면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검사가 완료되면 농식품부나 식약처 홈페이지 등에서 보관 중인 달걀이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단 유통 대란을 막기 위해 산란계 20만마리 이상 규모의 대형 농가에 대한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 농가들은 대부분 대형마트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대형 농가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마트에서 유통도 가능해진다.
이 날부터 평상시 물량의 25% 정도가 마트에서 유통될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계란의 유통 비율은 대형마트가 36%, 가공·기타 20%, 슈퍼마켓이 19%정도였다.
지금까지 살충제 달걀이 제과나 제빵 등 다른 식품업체에 공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빵 등을 제조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업체, 급식업체 달걀도 수거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달걀 내 살충제 성분이 들어갔을 경우 가열 조리를 해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식품 섭취 시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들도 조사를 완료할 때까지 관련 식품에 대한 소비를 자제하겠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자체 조사를 해보니 현재 보관 중인 달걀이 성분 검출 농가와는 무관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당분간 계란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만큼 소비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