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전기자동차로 정전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 해보셨나요? 가령 집에 있는데 갑자기 전기가 나갔을 때, 전기차를 가져와 코드를 꼽으면 집에 전기가 들어오는 거죠. 먼 미래의 일 같지만, 이제는 현실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관련 핵심 기술을 개발했거든요.

현대모비스는 16일 전기차 탑재형 양방향 충전기(Bi-directional On Board Charger, 이하 양방향 OBC)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양방향 OBC 이름이 좀 생소하죠. 양방향 OBC는 전기차에 남은 전력을 다시 활용하기 위한 핵심기술로 전류의 흐름을 직류ㆍ교류에서 양방향으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양방향 충전 방식.<사진=현대모비스>

이 기술이 있어야 전력망을 통해 전기차를 충전했다가 주행 후 남은 전기를 전력망으로 다시 송전(방전)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죠.

어떤 분은 전기차에 남은 전기가 얼마나 되겠냐고 생각하시겠지만, 전기차 4대면 20가구가 하루치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정전사태가 날 때 상당히 유용하겠죠. 또 전기차 10만대면 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과 맞먹는 500MW 수준의 전력을 확보해 줄 수 있답니다.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운행시간이 20% 이하이고 나머지는 주차 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는 전기량이 많다는 소리죠. 현재 관련 기술은 글로벌 국가에서 앞 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5년까지 약 30조원까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죠. 이미 일본, 덴마크, 미국, 중국 등지에서는 시범사업이 한창입니다.

국내는 현대모비스가 2015년부터 기술 개발을 추진해왔습니다. 국내에서 양방향 OBC를 친환경차에 탑재해 안전성능을 검증하고 실증사업을 통해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입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실차 검증을 올해 초부터 시작해 지난달 말 완료한 상태고, 이달부터는 한국전력공사의 실시간 전력데이터와 연동한 실차 검증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속도라면 2020년엔 국내에서 상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모비스 측은 현재 개발중인 양방향 OBC의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에너지 손실률도 한층 더 낮출 계획입니다.

아이오닉 충전기.<사진=현대차>

조만간 아이오닉, 니로 등의 전기차로 집에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날이 오겠네요!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