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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학원 갑니다"...7시 '칼퇴근' 게임업계

기사등록 : 2017-08-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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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스마일게이트, 근태 관리 시스템 새로 구축
위메이드, 주말근무에 대표 승인 필요..."야근·주말근무 사라져"

[ 뉴스핌=성상우 기자 ] #'리니지2 레볼루션' 등 다수의 모바일게임을 흥행시킨 게임사 넷마블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A씨. 그는 8월들어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정각에 사무실을 나와 중국어 학원으로 향한다. 목요일 저녁에는 테니스 레슨을 받는다. 주말엔 종종 가족들과 교외로 소풍을 나간다.

A씨의 생활이 이렇게 여유로워진 건 최근부터다. 예전 같았으면 지금쯤 한창 '크런치모드(신작 게임 개발 막바지의 집중 근무 일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달라진 복지정책으로 A씨는 요즘 퇴근 후 삶을 즐기고 있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고용노동부의 노동 실태 조사 후 시정명령을 받았던 3사(넷마블,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는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성과와 성장에만 과도하게 집중한 나머지 신경쓰지 못했던 직원들의 '일과 삶 사이의 균형(Work & Life Ballance)'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넷마블)은 최근 근태 관리 체계를 다시 마련했다. 지난 5월 미지급된 초과근로 수당을 지급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에 따른 후속조치다. 타 업종에 비해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탄력적이었던 게임사 특성상 야근의 개념이 모호했는데, 앞으론 근무 시간과 비근무 시간을 구분해 초과 근무 여부 및 시간을 명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다.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초과 수당 및 임금을 제때에 정확히 산정·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야근·주말근무도 현저히 줄었다. 특별한 사유 없는 야근과 주말근무를 금지했다. 게임서버 점검 및 업데이트 시간을 주간으로 조정해 직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최근 넷마블의 개발자들은 정규 퇴근시간인 7시가 되면 '칼퇴근'을 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야근과 주말 근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면서 "개발조직에서도 직원들이 눈치보지않고 '칼퇴근'을 하는 것을 보면 새로운 근로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 삶의 질 향상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추가 정책들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마일게이트(회장 권혁빈) 역시 근로 시간을 포함, 직원 근태 관리 전반에 관한 내부기준을 다시 수립하는 중이다. 외근이나 현장 퇴근이 많아 야근 및 초과근로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지원 직군' 직원들에게도 관련 수당을 확실히 산정·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지원 직군 비중이 큰 스마일게이트 홀딩스·엔터테인먼트 등 3개 계열사들은 그동안 초과 근무 여부 측정이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며 "이들의 근로 여부 및 시간 등까지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빠른 시일 내 구축하고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장현국, 위메이드)도 지난 4월 '크런치 모드'사태 이후, 야근을 하려면 해당 팀 책임자에게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을 바꿨다. 주말 근무의 경우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야근과 주말근무가 거의 사라졌다"라며 "야근과 주말 근무시 사전 신청·승인 제도를 도입해서 초과근로 수당 등 보수 지급 절차도 훨씬 깔끔해졌다"고 밝혔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젠 게임사들도 덩치가 커지면서 그에 맞는 옷(제도와 시스템)이 필요해진 시기"라면서 "최근 사회적 분위기도 초과수당·임금 등 법적으로 보장된 보상을 못받는 것을 용납 못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게임업계의 이런 흐름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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