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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종 어보 재제작, 진품과 가품 사이 논란…국립고궁박물관 측 "문화재로 충분한 가치 있다"

기사등록 : 2017-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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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종어보 <사진=뉴시스>

[뉴스핌=이현경 기자] 2015년 미국 시애틀 박물관에서 반환된 덕종어보가 재제작 사실이 공개되며 '짝퉁' 논란을 불렀다. 이에 문화재청과 덕종어보를 보관하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측은 "1924년에 재제작한 것이며 문화재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덕종어보를 비롯한 조선 왕실 어보 4과가 일제강점기 분실돼 재제작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은 18일 '다시 찾은 조선 왕실의 어보' 특별전 개막에 앞서 취재진과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고 덕종어보의 재제작 사실을 알렸다.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은 "덕종어보는 2015년 4월경에 미국 시애틀 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것이 저희에게 반환됐다. 추후 민정왕후 어보와 현종어보가 돌아오면 같이 공개하기로 하고 특별 전시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수 후)덕종어보와 관련한 몇몇 일제 강점기 때 신문 기사 기록으로 사실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기사에 예종, 덕종 시대에 있던 어보 다섯과가 도난됐다. 그래서 그 부분을 수사한다는 내용과 순종임금이 굉장히 염려하고 있다. 그걸 찾지 못해서 조선미술제작소에서 다섯 과를 다시 재제작하고 위안제를 종로에 안치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덕종어보 <사진=뉴시스>

국립고궁박물관은 2015년에 환수된 덕종어보가 1471년 제작된 원본이 아니라 1924년에 재제작된 사실을 지난해 말 최종 확인했다. 올 초에 바로 문화재청에 보고했고 지정조사위원회가 열린 2월에 정식 보고했다.

김관장은 뒤늦게 재재작 사실을 알게된 이유에 대해, 환수 후에야 정확하게 비파괴 성분분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환수 과정은 보통 전문가를 구성해 1차적으로 사진과 자료로 문화재인 것을 확인한다. 간접 조사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현장에 들려 진품인지 확인한다. 환수 전에는 문화재를 보관하고 있는 박물관 측에 분석 검사를 요청할 수 없다.

이에 환수 후 덕종어보를 비파괴 성분분석을 해보니 어보 4과의 아연 함량이 15세기 만들어진 어보보다 높았다. 문화재청 측은 정확한 분석치가 특별전인 '다시 찾은 조선왕실의 어보'에서 공개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덕종어보가 재제작된 사실을 감추고 있다 특별전 전시에서 알리게 돼 '가짜' 논란까지 번지게 됐다.

재제작된 덕종어보가 진품이 아니라는 시각에 대해 김 관장은 "원품이 없어진 상태에서는 덕종어보를 덕종의 유일한 어보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시기에 위안제를 통해 정식으로 올린 거다. 종묘에 계속 보관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친일파 이완구의 동생 이항구가 제작한 것이라는 논란에 대해서는 "이항구가 만든 것은 아니다. 이항구는 당시 종묘의 관리자였다. 분실의 책임을 지고 징계의 대상이 된 것을 신문 기록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조선왕조 때에도 어보가 훼손 또는 분실되었을 경우 공식적으로 재제작하는 관행이 있었고 재제작된 어보는 당시 공식 어보로 인정됐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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