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최근 알리바바 시가총액이 아시아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40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8일 텐센트도 장중 4000억달러를 웃도는 등 중국 인터넷 기업의 시총 ‘4000억 달러 클럽’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21일 종가 기준 텐센트 시총 규모는 3조1172억홍콩달러(3989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조만간 ‘4000억 달러 클럽’ 멤버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두는 시총 규모에서 알리바바, 텐센트와 상당한 격차가 벌어졌지만,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며 하반기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징둥닷컴도 2015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래 적자폭이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중국 4대 IT 공룡으로 불리는 BATJ(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의 최근 실적을 바탕으로 중국 인터넷 시장 성장을 견인할 업계 최강자를 가려본다.
◆ 알리바바, 텐센트 시총 4000억달러대 진입
최근 중국 대표 IT 기업의 2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된 가운데 중국 IT 4대 공룡 BATJ(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닷컴)가 예상 밖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실적 향상에 힘입어 주가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주 알리바바 주가는 10.4%가 상승했으며 텐센트 주가도 4.9%가 올랐다. 연간 기준으로는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닷컴 주가가 50% 이상 오른 가운데, 알리바바는 21일 기준 연간 주가 상승률이 90.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텐센트도 시총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투자자 눈길을 끌었다. 중국 통계 플랫폼 21수쥐신원스옌스(21數據新聞實驗室)에 따르면 상장 이래 텐센트 시총은 무려 444배가 증가했다. 위안화로 추산 시 매일 평균 5억5000만위안(약 940억원)씩 불어난 셈이다.
최근 발표된 BATJ 2분기 매출을 보면 징둥닷컴이 932억200만위안(약 15조9000억원)으로 중국 4대 인터넷 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각각 500억위안을 넘기며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세 기업은 최근 10분기 연속 40% 이상의 매출 증가세를 유지해 이목을 끌었다.
바이두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딛고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에 이어 2분기에도 안정적인 매출 증가세를 유지해 향후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순이익 측면에서 보면 텐센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텐센트는 최근 10분기 연속 순이익 증가율이 20% 이상을 유지했는데, 2분기에도 순이익이 182억3100만위안(약 3조11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2분기 순이익만 놓고 보면 경쟁사인 알리바바(140억3100만위안)와 바이두(44억1500만위안) 순이익을 합한 규모에 해당한다.
텐센트 실적 향상 배경에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 중국판 카카오톡)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중국 유력 매체 신랑차이징(新浪財經)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이용자 7억5100만명 가운데 대부분이 위챗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일평균 위챗 사용시간이 90분 이상에 달하는 이용자도 절반 이상에 달한다.
징둥닷컴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3% 증가했지만 물류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순이익이 마이너스 2억8700만위안을 기록했다. 하지만 순이익 적자폭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비일반회계(Non-GAAP) 기준 순이익도 9억7700만위안(약 1700억원)으로 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비GAAP 기준에서는 주식보상비용, 무형자산 상각비 등이 비용에서 제외돼 때때로 순이익이 높게 나온다.
한편 지난해 의료 광고 스캔들 이후 검색 광고 성장이 크게 둔화되며 실적 부진을 겪었던 바이두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82.91%가 증가하며 안정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순이익 증가율만 놓고 보면 알리바바(96.46%)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 BATJ 사업 다각화 통해 장기 성장 동력 모색
최근 BATJ의 사업 구조를 보면 기존 주력 사업 외에 신사업 매출 기여도가 크게 증가해 눈길을 끈다.
특히 텐센트는 BATJ 가운데서도 사업구조 다각화가 가장 잘 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텐센트의 주요 사업으로는 게임, SNS, 지불결제, 광고 등으로 이 중 게임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다.
게임 사업 중에서도 특히 모바일 게임 분야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분기 텐센트 모바일 게임 매출은 148억위안(약 2조5200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PC 게임 매출을 넘어섰다.
왕저룽야오(王者榮耀, 왕자영요)는 텐센트 모바일 게임 실적 향상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왕자영요는 텐센트 산하 티미스튜디오가 개발한 실시간 대전 게임으로 2015년 11월 출시 이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등록 유저 수는 2억명, 액티브 유저 8000만명에 달한다.
텐센트는 주력 사업인 게임 외에도 지불결제, 클라우드컴퓨팅 등 신사업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실적 발표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지불결제, 클라우드컴퓨팅 등 사업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알리바바도 주력 사업인 전자상거래를 바탕으로 신소매 전략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며 장기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알리바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전자상거래는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8% 증가하며 실적 호조세를 기록했다. 전자상거래를 제외한 기타 업무의 매출 기여도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세가 부각된다. 특히 클라우드컴퓨팅은 2분기 매출이 96% 증가했으며, 유료 고객 수도 100만명을 돌파해 알리바바의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주목된다.
한편 금융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BATJ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 상장 전 이미 금융 사업(앤트파이낸셜)을 따로 분리한 바 있으며, 징둥닷컴도 연초 징둥금융의 사업 분리 및 상장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바이두가 금융 사업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텐센트는 아직 금융 사업 관련 별도의 사업 분할 계획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금융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텐센트에 따르면 지불 결제 등 금융 서비스 비중이 높은 기타 업무의 2분기 매출은 96억5400만위안(1조650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무려 177%가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