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기자] 올 상반기 '대박'이 난 닭가공업체들의 표정이 복잡하다. 실적 호조를 견인했던 생닭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선 데 이어 살충제 계란 여파로 소비가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림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6.2% 늘어난 213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386.97%(244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다른 닭가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냈던 마니커와 동우팜투테이블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각각 193%, 1613% 상승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통상 닭고기계열화사업자로 일컫는 닭가공업체들은 종계사육부터 종란, 부화, 사육, 도계 및 유통에 이르는 전과정을 총괄하는 사업을 한다. 생닭을 치킨 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중간유통상도 역할도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하림, 마니커, 동우팜테이블, 올품, 참프레, 체리부로, 사조화인코리아 등 7개 계열화사업자들이 국내 육계 유통량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3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비상장사로 상반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개된 하림, 마니커, 동우팜투테이블과 비슷한 수준의 호실적을 거뒀을 것이란게 업계 관측이다.
닭가공업체들의 상반기 실적 고공행진은 AI여파와 썪은 브라질산 닭고기 파동으로 인한 닭 가격 상승이 배경으로 꼽힌다. 닭고기 회사의 경우 육계 가격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육계생계(대) 시세는 올해 1월 평균 1427원에서 지난 5월 평균 2558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고민도 적지 않다. 최근 현재 생닭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살충제 계란 여파로 닭고기 소비가 줄수 있어 하반기 수익성이 대폭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치킨값 인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치킨값 인상 배경으로 수직계열화가 94% 이상 진행된 닭가공업체들의 폭리를 지목해 수익성 상승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닭가공업계가 상반기 수익성 향상에도 오히려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하림 관계자는 "AI 여파로 정부가 산란계, 오리, 종계까지 대대적인 살처분을 실시하면서 닭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도 같이 늘었다"며 "산업 특성상 2년 주기로 적자와 흑자를 반복한다. 일시적인 현상일 뿐 하반기에는 상반기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