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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브이아이피' 장동건 "배우 vs 남편 vs 아빠? 우열 가리기 힘들죠"

기사등록 : 2017-08-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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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일단은 우리가 데려갑니다. 바로 움직이기엔 위험한 인물이야.”

배우 장동건(45)이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23일 개봉한 ‘브이아이피(V.I.P)’를 통해서다.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등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 선택할 때 심플하게 하는 편인데 시나리오 보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쿨하고 드라이한 작품에 호감이 가는데 이게 그랬죠. 또 스토리가 재밌었고 기획 귀순이라는 소재가 참신했어요. 현실감도 있었고요. 두 번의 반전 역시 큰 매력이었죠. 무엇보다 박훈정 감독님 작품을 작가 시절보다 좋아했어요. 감독님이 이걸 만든다면 괜찮겠다 싶었죠.”

극중 장동건이 연기한 인물은 사건을 은폐하려는 자 박재혁. 미 CIA로부터 북한 고위층 V.I.P 김광일(이종석)을 넘겨받은 국정원 요원이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설정했어요. 두 가지 모습이 나오지만,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사무직이죠. 보통 국정원이라면 첩보원 이미지가 강한데 전 현실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했어요. 감독님도 공무원, 부장 같은 느낌을 원했고요. 그래서 박재혁을 가정이 있는 현실적인 사람으로 잡았죠. 말 그대로 직장에서 승진하길 원하고 회사에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장동건의 말대로 관객은 박재혁의 두 가지 얼굴을 볼 수 있다. 즉, (스포일러 상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박재혁은 이야기를 이끄는 네 명의 인물 중 유일하게 정서가 급변하는 인물이다.

“변화하는 과정에서 박재혁이 감정을 얼마큼 표현하느냐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결론은 드러내지 말자였죠. 그래야 마지막 반전이 더 세게 올 수 있으니까요. 일부러 연기할 때도 덜어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사실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찍어가면서 톤에 확신이 들더라고요. 또 후반부는 ‘우는남자’(2014)와 비슷해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피부도 거칠게 만들었죠.”

자연스레 화두는 외모 이야기로 이어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남인 만큼 어쩌면 절대 빠질 수 없는 키워드. 이번에는 연기하는 데 있어 외모가 주는 한계(?)가 주제였다.

“(웃음). 근데 외모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건 모든 배우에게 다 똑같죠. 그래서 사실 전 외모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배우의 재능 차이죠. 다만 나이가 들면서 달라진 점은 어디서 오든 그 한계를 인정하게 됐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오히려 한계를 테스트하려 하고 도전하려고 했죠. 변화를 갈망하고요. 근데 지금은 더 잘할 수 있는 걸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지금 배우 장동건을 움직이는 건 뭘까.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긴 걸까.

“그때그때 다른데 심리 상태가 큰 영향을 미쳐요. 촬영 순으로 보면 영화 ‘7년의 밤’ 무겁게 찍고 중국 가서 밝은 드라마를 했죠. 그걸 찍다 보니 남자다운 걸 찍고 싶어서 이걸 했고요. 차기작 ‘창궐’은 또 반대였죠. 그건 거창한 메시지보다 재미로 볼 수 있는 마블 영화 같은 느낌이었어요. 공통점은 아이들이 생기고 나니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보게 되긴 해요(웃음).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 말고 지금 볼 수 있는 영화요.”

장동건은 최근 여덟 살 큰아들에게 ‘연풍 연가’(1998)를 보여준 일화를 덧붙였다. ‘연풍 연가’는 장동건, 고소영 부부가 함께한 멜로물. “아들이 오글거려서 못보겠다고 하길래 나중에 보라고 껐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이제는 엄마, 아빠가 뭘 하는 사람인지 개념이 조금 생겼나 봐요. 사람들이 다가오는 이유도 알고요. 전 애들 때문에 성격이 좀 변했어요. 외향적인 편이 아닌데 결혼하고 나니 선택의 여지가 없더라고요(웃음). 같이 에버랜드도 가야 하고 키즈카페, 축구 교실도 가야 하니까. 하하. 아빠, 남편, 배우 중에 제일 힘든 거요? 다 어려워요. 우열을 가리기 힘들죠. 그래도 지금 가장 조심스럽고 잘하고 싶은 건 아빠 아닐까요?(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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