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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현기자] 중국이 싱글 2억명 시대를 맞으면서 이들을 겨냥한 거대한 '싱글 경제(Single Economy)'가 형성되고 있다. 중국의 ‘나홀로 족’은 단순한 인구통계 분포의 변화를 넘어 중국 소비 지형을 흔드는 엄청난 파급력을 지녔다는 분석이다.
중국국가민정국(国家民政局)에 따르면, 중국의 싱글 인구는 약 2억명에 육박한다. 이는 중국 전체 인구의 14.6%에 달하는 수치로, 1990년(6%)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그 중 20세-59세 사이의 미혼인구는 1억 4000만명에 달한다. 또 1인 가구의 경우 6600만으로 중국 전체 가구의 15%에 달한다. 이는 1990년(6%) 보다 2배 넘게 뛴 수치다.
이처럼 급증하는 중국의 싱글 고객들은 소비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을 겨냥해 내놓은 소용량 가전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외식업체의 1인용 메뉴가 각광받는 등 싱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기업들의 다양한 마케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독신귀족’ 업종별 핵심 고객으로 부상
중국의 싱글들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면서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강한 경제력과 구매력을 갖춘 싱글 고객들을 ‘독신귀족(單身貴族)’이란 신조어로 부르며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핵심 고객으로 부상하는 싱글을 겨냥한 제품 및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니 KTV, 1인 전용 외식 테이블, 소형 냉장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이디라오가 출시한 인형과 배석하는 1인용 테이블<사진=바이두(百度)> |
외식업계도 늘어난 싱글 고객들에 힘입어 높은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020 외식업체 어러머(饿了么)는 지난해 매출이 44% 증가한데 이어 올해 1분기 매출이 127%가 급증했다. 또다른 업체 메이퇀(美团)의 경우 주문의 65%가 싱글 고객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홀로 외식을 즐기는 ‘혼밥족’을 겨냥해 훠궈업체 하이디라오(海底捞)는 인형과 배석해 혼자 식사를 하는 테이블을 마련하기도 했다.
싱글을 위한 1인용 소형가전 시장의 성장세도 주목된다. 중국가전망(中國家電網)에 따르면 2009년 1412억 위안이었던 중국 소형가전 시장 규모는 2016년 2554억 위안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소형가전이 상품 단가가 낮고 교체시기가 빠르다는 점 등을 이유로 향후 3~5년간 폭발적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톈마오몰에서 취급하는 싱글용 제품 판매규모가 2.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소형가전제품 판매규모는 4000만대에 달했고 미니믹서기 및 1인 훠궈 조리용 전자레인지의 연간 판매규모는 각각 160%,240%가 급증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싱글이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호황이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는 최근 몇 년 새 애완동물 병원, 애완동물 미용실, 애왕용품샵을 비롯해 애완동물 호텔도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6 중국 애완동물 산업 백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연령층의 64%가 80허우와 90허우로 나타났다 애완용품 쇼핑 횟수는 월 1~3회이며, 월평균 500위안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중 연간 1000위안 이상 쓰는 사람도 30%가 넘었다.
백서에 따르면 2010~2014년까지 애완동물 시장은 연평균 50.7%의 성장률을 보였다. 2015년 기준 978억 위안이었던 중국 애완동물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이 되면 배 이상 성장한 2000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싱글여성들도 소비 시장에서 핵심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전아이왕(珍爱网)의 ‘2017년 싱글여성보고서’ 따르면, 80%의 싱글 여성들이 일상적인 지출 외에 자신을 위한 추가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0%의 싱글 여성들이 ‘가벼운 사치’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25.35%의 여성이 장기간 여행을 즐기고 17.48%의 여성이 차나 주택을 구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7%의 여성은 명품 구매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싱글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자신의 취미생활 및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과감히 지갑을 여는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싱글 여성 중 연간 소득이 20만위안을 상회하는 비율도 7.28%에 달했다. 특히 ‘독신귀족’이라고 불리는 월소득 8000위안을 넘는 싱글여성 비중이 남성보다 높아지면서 소비시장에서 여성고객들의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다.
◆ ‘싱글 시니어’ 위한 中 실버산업 잠재력 막대
현재 중국 사회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이고, 자녀들이 장성하거나 사별 후 혼자사는 쿵차오라오런(空巢老人,독거노인)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양로산업발전백서(中國養老產業發展白皮書,이하 백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인구의 16%인 2억 3000만명에 달한다. 그 중 독거 노인 수는 1억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중국의 막대한 ‘실버 고객’들을 바탕으로 건강식품과 성인용 기저귀 같은 각종 노인용품, 가족을 대신한 양로 서비스, 실버타운과 같은 양로부동산이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민간 기업들도 실버 산업의 잠재력을 유망하게 보고서 양로 서비스 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정부도 민간기업들의 양로 요양시설 구축에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양로 시설을 위한 토지 구입에 대해서 세금 혜택을 제공하면서 민간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백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계획기간 동안(2016~20년) 노인 1000명당 양로시설 침상을 30~40 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0년이면 중국 전체 양로시설 침상규모가 800만개에 달할 전망이다. 또 노인 복지 시설수요가 앞으로 30~50%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기업,의료기관,보험사들이 잇달아 양로 서비스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부동산업체들이 실버요양센터 구축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실버산업의 주력군이 되고 있다.
중국부동산업체 스롄디찬(世联地产)의 관계자는 2025년이면 중국의 5000만 노인이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실버요양시설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인당 매년 5만위안의 비용으로 계산하면 전체시장규모는 2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바오리(保利)그룹도 실버 산업에 뛰어들어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거주와 커뮤니티 기능을 융합한 실버타운 허시후이(和熹会),재활 및 건강서비스 업체 허위안건강생활관(和院健康生活馆), 노인용품업체 바오리허핀(保利和品)와 같은 실버 전문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바오리 그룹은 중국 전역에 50여곳에 달하는 실버 복합시설을 구축할 예정이고 시설당 200~300여 침상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양로 서비스 인프라는 의료,보건,오락 등 시니어 세대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을 융합해야 된다”고 지적하면서 “더불어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므로 투자 회수기간이 오래 걸리는 점”을 기업들이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오리 그룹의 실버타운<사진=바이두(百度)> |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