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문재인 정부가 도로, 철도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거 줄인 가운데 재정사업으로 전환될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서울~세종고속도로 등 사업 운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부 이후 SOC 과잉공급을 이유로 예산을 줄이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민자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한 만큼 SOC 예산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내후년 이후에는 SOC 예산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료=국토교통부> |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2018년 국토부에 편성된 SOC 예산은 약 14조7000억원으로 올해(19조600억원)보다 4조3600억원(23%) 줄어든다.
SOC 전체 예산도 17조7159억원으로 올해 22조1354억원대비 20% 줄어든다. SOC 예산이 20조원 아래로 내려선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SOC 예산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도로와 철도 관련 예산도 급감했다.
도로예산은 7조4089억원에서 5조4424억원으로 26.5% 감소할 예정이다. 철도·도시철도 예산도 7조1437억원에서 34% 감소한 4조7143억원까지 내려선다.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된 이후 정부는 SOC 예산을 매년 6.8% 줄이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20년에는 지난 2010년 SOC 예산 25조1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59%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SOC 예산 축소 기조는 내년으로 끝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교통을 비롯한 SOC의 공공성과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재정사업을 대거 늘리겠다는 정책 기조를 밝혀서다. 앞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수도권 교통혼잡 문제가 국민의 큰 걱정거리"라며 "교통 서비스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교통서비스 공공성 강화 일환으로 국토교통부는 당초 민자사업으로 추진해온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한국도로공사가 건설·운영하는 재정사업으로 전환했다. 국토부 내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팀까지 신설됐다.
이와 함께 경기 안산에서 시흥, 안양을 거쳐 서울 여의도, 마포를 잇는 신안산선도 최근 민자사업 취소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또 GTX와 고속철도 오송~평택 복복선 사업을 기존 민자사업에서 재정으로 전환한다는 게 국토부의 복안이다.
하지만 이처럼 재정사업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규모 예산투입이 불가피하다. 민자사업은 대부분 전체사업비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부담 액수는 50% 미만이다. 결국 혈세로 메워야할 사업비가 두배 가량 늘어나게 되는 것.
먼저 서울~세종 고속도로 사업비는 총 7조5500억원이다. 완공시기를 1년 6개월 가량 앞당기며 재정 부담이 예상된다.
신안산선 복선전철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추진될 경우 사업비는 3조3895억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비는 A~C노선을 합해 사업비는 14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GTX는 오는 2025년까지 전구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지분률 50%를 기준으로 7조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내년 SOC에산 중 GTX A노선에 760억원을 배정했지만 A노선 전체 사업비 3조5788억원 중 일부에 불과하다.
국토부는 내년 SOC 예산은 줄어들지만 민자사업의 재정사업 전환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올해 안쓴 예산 가운데 내년으로 이월되는 자금이 최대 2조5000억원에 이른다.
또한 춘천-속초 전철, 김해신공항,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등 최근 발표한 주요 인프라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오는 2020년부터는 SOC 예산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토부는 지금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제외한 새로운 SOC 사업은 당분간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SOC 신규 건설 대신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설계 적정성 검토로 고규격·과잉 설계를 지양하겠다"며 "신규 SOC 사업은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