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러시아 측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북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2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교부 장관과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러시아가 확고한 북핵 불용 원칙 하에 그간 한반도 긴장 완화와 비핵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안보리 결의를 비롯한 비핵화 의무를 준수하도록 하는 한편, 우리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 조속히 호응토록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달 G20 계기 한·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강조한 바와 같이 러시아는 북한의 핵 개발에 전적으로 반대하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제사회 공동의 목표를 위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고조된 한반도 긴장 상황 완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이러한 점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노력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평가를 다시 확인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 장관은 이달 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에 북한 핵·탄도미사일 위협 해결이 국제사회의 최우선적 과제임이 확인됐음을 상기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제재와 대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데 있어 한·러 간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양 장관은 북한 도발 억지 및 대응과 관련해 적극 공조해 나가는 한편,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도 능동적으로 기울여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다음 달 동방경제포럼 계기 한·러 정상회담을 비롯해 다양한 채널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러시아 외교부에 도착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번 회담은 라브로프 장관의 초청에 따라 강 장관이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모스크바를 방문, 러시아 외교부 영빈관에서 이뤄졌다.
이날 회담 및 오찬협의를 통해 양 장관은 북핵문제와 함께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릴 예정인 한·러 정상회담의 기대성과와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달 6일부터 7일까지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되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강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한·러 양국 간 정부, 의회 등 분야별 활발한 고위인사 교류와 민간 인적교류 확대 그리고 교역 회복 추세 등 관계 발전의 긍정적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만족을 표하고,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이뤄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특히, 올 9월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한·러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한·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 기반 공고화, 극동개발 협력 강화, 미래성장동력 확충 등을 중심으로 내실있는 성과가 도출되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강 장관은 유리 우샤코프(Yuri Ushakov) 러시아 대통령 외교보좌관과도 면담했다.
강 장관은 우샤코프 외교보좌관을 만나 극동개발 및 미래성장동력 확충 등 경제협력 강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소통 강화 등 한·러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아울러 오는 9월 문 대통령의 제3차 동방경제포럼 참석 등 러시아 방문이 내실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양국 정부 간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한국과의 관계 강화 중시 및 북핵 불용에 관한 푸틴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설명하고, 문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이 향후 한·러 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되는 만큼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의 예우 제공 및 실질 성과사업 발굴 등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강 장관의 러시아 방문은 장관 취임 후 첫 양자방문으로서 한·러 양국 간 실질협력 확대 등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의 안정적 발전과 한반도 문제 관련 전략적 소통 증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