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송의준 기자] 북한의 29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는 시기적으로는 한국과 미국, 방향으로는 일본, 사거리로는 미국을 겨냥하는 등 한·미·일 모두를 타깃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최대고도 550㎞로 2700㎞를 29분간 비행했다.
비행거리를 고려했을 때,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IRBM인 화성-12 또는 사거리 3000㎞의 무수단(화성-10) 미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선군절(8월 25일)을 맞아 북한 특수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참관했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
무엇보다 북한은 이번에 일본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 일본 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뜨렸다.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지금 시점에 일본을 겨냥해 미사일을 날린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아베 신조 총리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일본 자체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북한은 이미 미국령 괌을 '화성-12형 미사일로 포위사격 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괌까지의 거리인 3000㎞ 사거리 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을 압박해 대화테이블로 끌어들이려 한 의도가 보인다.
앞서 북한군 전략군은 지난 9일 미국을 향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위한 작전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괌 타격 능력을 보여주려니, 북한으로선 일본밖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괌까지 미사일을 날려야 하는데, 실제로 괌을 향해 쏘는 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본을 향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딴 데 쏠 데가 없으니 일본으로 쏜 것"이라며 "괌까지 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북한 입장에선 대화를 해봐도 크게 얻을 게 없다고 본 거 같다"며 "진짜로 빅딜을 염두에 두고 통 큰 타협을 하려면 뭔가 큰 긴장이 있어야 한다는 계산(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일동맹 측면에서 일본이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북미 간 협상테이블을 조성하겠다는 기대도 깔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일종의 우회 압박 전략"이라며 "일본을 놀래켜 미일동맹에서 (일본이) 미국 압박을 강화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