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야당들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매개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접점을 마련해가는 모양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까지 발족하면서 야권의 보수대통합 가능성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른정당 김무성(오른쪽) 의원과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세미나 '원전의 진실, 거꾸로 가는 한국'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국당 내의 통합 목소리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목소리의 중심에는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가 한국당으로 돌아온 복당파 의원들이 있다.
복당파 김학용 한국당 의원은 30일 한 라디오에서 "박 전 대통령이 한국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스스로 탈당해 주시는 것이 맞다"고 언급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보수대통합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해야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무성계로 분류됐던 김성태 한국당 의원도 전날 "좌파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보수정당이라도 제대로 된 결합과 결집이 필요하다"고 힘을 보탰다.
비박(비박근혜) 중진 나경원 의원도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을 포함해 우파가치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도 인적청산을 전제로 한 통합 논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전날 "박 전 대통령 출당과 소위 '친박 8적'에 대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것들이 혁신 과정에 진행이 되고 나면 통합 논의가 좀 더 활발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실제 물리적 결합도 감지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초당적 토론모임인 '열린토론, 미래'가 30일 정책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교류에 나섰다. 이날 열린 '열린토론, 미래'의 첫 세미나에는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과 정진석 한국당 의원 등 양당 소속 30여 명이 참석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모임이 한국당과 바른정당 사이의 정책연대, 더 나아가 양당 통합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자리에서 김 고문은 보수대통합 추진을 묻는 질문에 "그런 고민도 하고 있다"며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도 "전례가 없는 안보위기를 앞에 두고 보수우파 세력이 분열하는 것은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처음 시작했으니 토론회를 거듭할수록 (통합 관련) 논의들이 진전되고 살이 붙지 않겠냐"고 거들었다.
보수통합 논의가 진전되자 친박계(친박근혜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친박 중진 유기준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해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출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한다면 그나마 우리를 지지하던 15%마저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열린토론, 미래'에 대해선 "탄핵에 동조하며 문재인 정부 탄생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들이 이제 와서 정부를 견제하겠다고 모임을 만들었다”면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 자신의 과오에 대한 반성 없이 정치적 생명을 연장해보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보수대통합 전망에 대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전엔 논의자체가 전혀 없었던 것에 비해 한 단계 높아진 것 같다"면서도 "실제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통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실장은 "당장 통합이 되긴 어렵지만 이런 식으로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지방선거와 개헌까지 함께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