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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사퇴 시사…바른정당, 통합론 vs 자강론 격돌

기사등록 : 2017-09-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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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서 대주주 김무성·유승민 등판론 제기

[뉴스핌=조세훈 기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조만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강론자인 이 대표가 물러나면 통합론과 자강론을 둘러싼 노선 투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4일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당을 위한 결정을 내리겠다"며 "조금만 더 말미를 줬으면 좋겠다"고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깨끗한 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으로써는 당대표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 자체로 악재일 수밖에 없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 사퇴를 불가피한 일로 보고있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옥모 씨와 금전 거래가 있었던 여러 가지 부분들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여부 결정에 대해) 날짜를 못 박기는 어렵지만, 이 대표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 분위기와 이 대표의 의사를 종합해볼 때 '포스트 이혜훈' 체제는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포스트 이혜훈' 체제에서 새 지도부는 당 최대주주격인 김무성, 유승민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유승민(오른쪽부터)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김무성, 김용태, 홍철호 의원이 참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2선 후퇴한다면 지도부가 개편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비대위로 가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며 "비대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되기 때문에 김무성, 유승민 두 사람 아니면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기 비대위원장 선임을 둘러싼 과정에서 노선 투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유 의원은 대선 시절부터 자강론을 주창해왔다. 이 대표도 유 의원 측근이다. 때문에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친유승민계 의원들 중심으로 독자 생존 노선을 굳건히 지키는 쪽으로 다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유 의원은 지난달 28일 한 강연회에서 "지금 와서 당장 내년 지방선거 때문에 한국당에 백기를 들고 흡수돼 투항해 들어간다면 우리는 뭐하려고 작년 그 난리를 치며 바른정당을 왜 만들었나"라며 한국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반면 김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등판하면 '통합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정진석 한국당 의원과 초당적 정책연대 모임 '열린 토론, 미래'를 구성하고 지난달 30일 첫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엔 양당 국회의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 통합 관련)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보수통합과 관련 당내 반발에 대해선 "그건 다 극복해야 할 일"이라며 통합 의지를 분명히 내세웠다.

당내 통합파로 분류되는 이종구 의원은 전날 연합공천제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통합론에 힘을 실어줬다. 연합공천제는 한 명의 후보를 서로 다른 당이 공동으로 지지할 수 있는 제도로, 이 의원은 연합공천제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까지 발의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과 통합을 모색하는 쪽과 독자생존을 모색하는 의원들로 의견이 나뉜 상황에서 당 노선을 결정할 차기 비대위원장 선임 과정이 당내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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