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정부가 강력한 ICO 규제에 나서면서 비트코인 등 가격이 폭락, 가상화폐 시장이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가 중장기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 규제에도 현금 통화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한 가상화폐로 언제든지 다시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은행, 공업정보화부,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7개 부처는 4일 신규 ICO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ICO 거래소의 환전 업무를 금지했고, 금융기관의 ICO 관련 사업도 제한했다. 기존 ICO 참여 투자자들의 주차 철회도 허용했다. ICO거래소와 비트코인 거래소도 정부의 규제로 업무를 중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는 중국뿐만 아니다. 미국,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도 가상화폐 규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엄격한 규제는 시장에 즉각적인 타격을 입혔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고공행진하던 가상화폐의 가격이 폭락했다.
인민은행의 발표 후 중국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2일 3만2214위안의 고점을 찍었던 비트코인은 5일 1400위안 급락하며 27200위안대로 낮아졌다. 이더리움도 200위안이 내려간 1950위안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해 이후 360%나 급등했고, 전체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800% 폭증했다. 시장 규모가 1585억 달러에 달해 전 세계 다수 국가의 법정화폐 규모를 넘어섰다.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이 중국의 강력한 규제에 위축될까? 단기적으로는 큰 충격이 불가피해보인다.
전 세계 가상화폐 산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올해 전 세계에서 이루어진 ICO에 몰린 자금은 13억 달러, 이중 30%가 중국에서 조달됐다. 가상화폐 중 가장 유명한 비트코인의 경우 저렴한 전기료로 채굴장이 중국 중서부 지역에 집중돼있다. 전 세계 비트코인의 70%가 중국에서 채굴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의 지속적 하락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단순한 정부의 규제로는 주력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수요를 잡기 힘들다는 것.
중국의 민간 금융 전문가 란쉐둥(冉學東)은 가상화폐 가격의 등락이 통화의 가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실질 화폐의 가치가 안정되지 않은 한 가상화폐의 가격은 언제든지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화폐 가치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가격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되기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은 2주 전 보고서를 통해 최근 1개월 전 세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채 규모가 25%가 늘어 8조680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6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뒤이어 9월 1일 JPM GBI Broad도 전 세계 마이너스 수익률 규모가 최근 1년래 최고치인 7조400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60%나 늘어난 규모다.
국채수익률의 하락은 통화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를 대체할 투자 상품인 가상화폐나 순금의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문제는 현 추세에서 전 세계의 부채 규모 축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
실질 통화의 투자 가치가 확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트코인 등 시장 지위가 확고한 가상화폐가 시장에서 다시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 가격이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다고 란쉐둥은 지적했다.
특히 가상화폐의 생산과 유통이 국제화된 인터넷 네트워크에 기초하는 만큼 중국 등 일부 정부의 시장 개입은 가상화폐 발행 시장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OKCoin 관계자도 "정부의 규제는 ICO 시장을 조준한 것으로, 이를 통해 난립하고 있는 각 가지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들이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트코인 등 암호화된 화폐 시장에 대한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으로는 정부 규제로 가상화폐 시장의 거품이 제거되고,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이들 주류 가상화폐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