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번 주말 허리케인 어마가 플로리다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민들이 일제히 대피에 나선 가운데 휘발유 공급 부족이 예기치 않았던 복병으로 등장했다.
승용차부터 트럭, 경비행기까지 각종 운송 수단이 대피에 동원되면서 휘발유 공급 부족이 심화, 가뜩이나 불안한 주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허리케인 어마(Irma)<사진=AP/뉴시스> |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플로리다 게인스빌의 전체 주유소 가운데 휘발유가 동 난 업소가 41%를 넘어섰다.
웨스트 팜비치 포트 피어스 지역에서도 34%의 주유소가 더 이상 휘발유를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고, 포트 마이어스 네이플스 지역도 30%의 주유소가 휘발유 탱크의 바닥을 드러낸 실정이다.
캐리비언에서 10여명의 희생자를 낸 허리케인 어마는 이날 카테고리 4로 한 단계 격하됐지만 여전히 천문학적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마이애미를 중심으로 이미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플로리다의 주요 도로는 허리케인을 피하려는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휘발유 공급은 주요 석유 생산지인 텍사스를 덮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플로리다 주민들의 대피 행렬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부족 현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가격도 가파르게 뛰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비가 텍사스에 상륙한 이후 디젤 선물은 10% 가량 급등했다.
엑손 모빌을 포함한 주요 석유 업체들이 텍사스 지역의 정제 설비 가동을 일제히 멈추면서 초래된 결과다. 설비 정상화는 피해 복구가 온전하게 이뤄질 때까지 상단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로리다의 편의점 업체 와와의 브라이언 샬러 연료 부문 부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두 차례의 허리케인으로 인해 휘발유 공급 상황이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교통 체증도 휘발유 공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연료 도매업체 맨스필드 오일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모든 차량이 일제히 같은 방향, 같은 지점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연료 트럭이 휘발유를 공급해야 하는 지역까지 이동하는 일이 극심하게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는 천재지변을 피하기 위한 플로리다의 항공편 운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항공 컨설팅 업체 미드 앤 헌트에 따르면 최소 500대의 항공기가 9일부터 10일 사이 플로리다를 떠나 안전한 지역으로 비행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