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인도는 한국을 넘버3 협력국가로 생각한다. 한국과 인도가 맺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인도 입장에서는 일본과 러시아하고만 맺었던 거다. 그러나 말만 '특별'이지 우리 정부가 인도에게 준 게 없다. 우리가 과감하게 줘야 인도도 협력한다"
전문가들은 인도와 경제·외교 관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여유가 있는 한국이 인도에 줄 것을 먼저 찾아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 CEPA 개정, 농산물과 인력 시장 내줘야
우선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개선하면서 인도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했다. 인도가 원하고 있지만 개방시 국내 시장교란이 적은 농산물과 인력 시장이 인도에 줄 '선물' 후보로 꼽혔다.
CEPA는 상품교역, 서비스교역, 경제협력 등 경제관계 전반을 포괄하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로 실질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와 동일한 성격을 가진다.
지난 2010년 발효된 한-인도 CEPA의 활용률은 57%에 불과하다. 다른 FTA 활용률이 90%를 넘지 않는 것이 없는데 비해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민간기업이 인도와 교역을 할때 CEPA를 통해 보다 낮은 관세로 교역할 수 있는 품목인데도 절반 가량이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신시열 CJ오쇼핑 자문역은 "인도 입장에서는 CEPA의 개정에 적극적으로 달려들 유인요소가 없다"면서 "인도에 큰 선물을 안겨주면서 CEPA를 우리 입맛에 맞게 파격적으로 개정할 유인요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인도가 한국으로 수출하고 싶어하는 포도와 망고의 경우, 인도산의 경쟁력이 칠레산 포도나 태국산 망고에 비해 약해 국내 농산물 시장에 큰 영향이 없다.
간호조무사와 같은 인력시장도 일본은 향후 로봇 등에 대체될 시장이라고 보고 인도 측에 과감히 내줬다.
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은 "국내시장 교란이 적고 타격이 없을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호혜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려 CEPA의 전체적인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G2' 인도 시장과 문재인 정부의 대응 전략' 2017 인도 전문가 좌담회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컨퍼런스 룸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민준 코트라 사장, 신시열 CJ오쇼핑 자문역(인도연구원 인도포럼 운영위원장), 박현재 인도포럼 회장, 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 김응기 한국외대 인도학과 교수/이형석 기자 leehs@ |
◆ ODA는 '스마트시티' 등 가시성 높은 사업에 집중해야
한국이 인도에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ODA)도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적은 투자금을 최대한 활용해 '스마트시티'등 가시성 높은 프로젝트를 전략적으로 추진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인도는 그 동안 주요 8개국(G8)과 유럽연합(EU) 외에는 ODA 협력을 하지않았으나, 지난 2015년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한국을 ODA 협력국으로 포함시키는데 합의했다. 여기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10억달러, 수출금융 90억달러의 금융패키지 지원을 약속했다.
신시열 자문역은 "일본은 인도에 EDCF로 350억달러, 중국은 200억달러를 약속했다. 우리의 10억 달러는 턱없이 작다"면서 "중국이나 일본과 차별화 된 것, 가시성 높고 인도에서 원하는 프로젝트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이 잘하는 제조업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인도에 건설하는 안이 제안됐다.
김응기 한국외대 인도학과 겸임교수는 "기아자동차가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에 자사 부지 외에도 한국의 협력업체가 함께 진출한다고 발표했다"면서 "도로, 전력, 통신, 인프라, 물류기지까지 아우르는 스마트시티를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 수상과 실무적으로 협상해야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