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학계는 공교육 정상화가 교육 외에 사회적, 산업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요한 점은 지금 당장 변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경고이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는 양극화된 사회 구조 원인을 공교육으로 지목했다. 이 교수는 “부모의 경제적 여유가 교육을 매개로 해서 자녀의 계층으로 이어져 계층 격차를 만들고 있다”며 “공교육이 죽고, 사교육이 지나치게 영향을 미치면서 ‘신분사회 고착화’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교육 정상화 방안은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공교육을 통해 학업에 대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만 사회의 불평등 구조, 양극화 구조 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교육 변화 없이는 향후 4차 산업혁명시대를 위한 미래 인재 육성도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는 곧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한국이 주저앉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섞인 우려로 읽히는 대목이다.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된 것은 정부 의지가 약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치동학원가.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이형석 기자 leehs@ |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공교육 정상화에 대해 회의적이다. 김 교수는 “교육부가 4차산업혁명형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3차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공교육이 완전히 탈바꿈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 근무자들은 기존 교육 방식이 소용없다는 것을 이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선생이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학생이 프로젝트 등을 만드는 ‘메이커(Maker)’가 되는 학습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학부모들이 기존 교육으로 안된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면서도 “정부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학원가에서도 암기식, 문제풀이식 중심의 현재 교육 제도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의 대형학원 관계자는 “대학 입시제도를 사교육이 따라가기 때문에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한 평가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의 점수 채점 방식의 학생 평가로는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어렵고, 향후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교육과 사교육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대신할 수 없으나, 공교육만으로 교육이 충분하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집단 교육과 사교육의 개별 교육 모두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가 공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현재 사교육이 공교육을 훨씬 앞서가는만큼, 학교 교육으로 우수한 인재를 만들 수 있는 중장기 정책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교육 신뢰도가 높아지면,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10년 이상 중장기 공교육 로드맵 ▲획기적인 교육 예산 집행 ▲창의적 교원 인재 확보 등이 해결 과제로 요구되고 있다.
공교육과 대입 전문가로 알려진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학교마다, 학생마다 맞춤형 평가를 하면 사교육 영역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교육은 어디까지나 공교육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채워주는 수단이 돼야 하는데, 그 자체가 필수가 되다보니 사교육비 부담이 지나치고 국가경제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주 교장은 “학교마다 서로 다른 교육 과정, 방식으로 진행되면 이런 건 학원에서 다룰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결국은 고등학교 교육 중심으로 변한다. 이렇게 가야 공교육이 살아나고 공교육이 정상화된다”고 단언했다.
정부는 2014년 9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선행학습이 필요없는 학교 교육 ▲학교시험은 배운 내용에서 출제 ▲사교육없이 준비할 수 있는 공정한 입학전형 ▲학원 등 사교육 기관의 선행학습 유발 광고 및 선전금지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학선 기자 yook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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