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글로벌 해양 시추업체인 시드릴(Seadrill)이 미국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수주한 각 2척의 시추선을 정상적으로 인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4일 조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시드릴은 13일(현지시간) 채권단과 구조조정안을 합의한 뒤 미국 텍사스주 빅토리아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드릴은 저유가 여파로 해양시추 업항이 악화되면서 채무 부담에 시달렸다.
<사진=시드릴 홈페이지> |
시드릴은측은 "채권단 40%와 담보 대출은행 97%의 동의 아래 구조조정 협정을 체결, 10억달러의 신규 출자를 받으면서 57억달러에 달하는 회사채 상환을 오는 2020년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또 모든 공급 업체와 정상적인 조건으로 지불 대금을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시드릴의 회생절차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불행중 다행이란 입장이다. 수주한 시추선을 정상적으로 넘기고 대금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3년 시드릴로부터 각 2척의 드립십(시추선)을 각각 11억달러와 10억4000만달러에 수주했다.
드릴십은 일부 선수금을 받고 잔금은 인도 시점에 받는 방식으로 계약한다. 이에 대우조선은 20%, 삼성중공업은 30%의 선수금을 받았다. 대우조선은 공정의 95%를 마무리, 내년 4월과 2019년 1월에 인도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시드릴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며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은 낮으나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시추선은 다른 곳에 매각할 수 있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건조를 모두 완료, 당초 올해 초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시드릴의 연장 요청을 받고 인도 시기를 협의 중이다. 최악의 경우 시드릴이 계약을 파기한다 해도 선수금을 받은 데다 시추선을 다른 곳에 매각할 수 있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시드릴과 인도를 연장해 주면서 선수금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드릴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드릴십 인수 여력이 좋아져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