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엔 총회에 ‘데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유엔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일반토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개혁 관련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그는 유엔이 투자 대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핵 제재에 대해 ‘별 것’ 아니라며 깎아 내렸던 것과 무관하지 않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18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년간 유엔은 잘못된 행정과 관료주의로 인해 잠재적인 역량을 온전하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2000년 이후로 유엔은 예산을 140% 늘렸고, 직원은 두 배 증가했지만 이에 합당한 결과를 찾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그는 국제 기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발언이 유엔에 대한 오랜 불만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유엔을 위대하게’ 하자는 데 초점을 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선거 당시 앞세웠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에서 발전된 아이디어라는 얘기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개혁 관련 회의에는 120여개 국가의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유엔 일반토의의 핵심 쟁점은 북핵 위협이라는 것이 외신들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19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 연설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북한에 추가 도발 시 ‘화염과 분노’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던 그는 지난주 일본 상공을 통과한 미사일 발사 이후 새로운 협박이나 제재 카드를 내놓지 않았다.
주말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군사 옵션을 거듭 언급하며 북한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강경 발언한 상황이다.
유엔 총회 기조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사회에 북한의 핵 동결을 위해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EU집행위원회(EC)의 리처스 고원 유엔 전문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가 유엔 안보리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셈”이라며 “아이러니한 것은 유엔이 북핵 위협에 적절히 대처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유엔이 제기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1일 한국 및 일본 정상과 만나 북한의 연이은 군사 위협에 대해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