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의 원유 선물 거래가 런던을 앞지르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014년 이후 국제 유가가 반토막 이상 급락한 과정에 미국 셰일 업체들의 영향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원유<사진=블룸버그> |
1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선물 미결제약정이 240만계약으로 2014년 말 이후 처음으로 런던의 브렌트유를 제쳤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 미결제약정도 연초 이후 증가했고, 지난 5월 250만건을 웃돌면서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감소세로 전환, 최근 236만건으로 줄어들었다.
WTI가 배럴당 50달러에 근접한 뒤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데다 시추 비용이 하락한 데 따라 미국 원유 업체들의 생산 활동이 가파르게 늘어났다.
또 셰일 업체들이 유가 급락에 대비한 헤지 거래로 브렌트유보다 WTI를 선호하는 것도 뉴욕 원유 선물 거래의 몸집이 불어난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달 원유 생산량이 하루 929만배럴로 1년 전 하루 855만배럴에서 9% 증가했다. 특히 텍사스와 뉴멕시코의 원유 생산이 지난 1년간 28%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석유 업계가 월가 투자은행(IB)을 통해 스왑 거래로 선도 거래에 대한 리스크를 헤지, 뉴욕상업거래소의 입지 강화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스왑 딜러들의 WTI 매도 포지션이 연초 이후 37% 급증해 45만계약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스왑 한 계약은 원유 1000배럴에 해당하는 거래 규모다.
한편 WTI는 지난 1983년 첫 상장, 세계 최초의 원유 선물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