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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핵, 단호히 대응…군사충돌로 평화파괴는 안돼"

기사등록 : 2017-09-2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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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기조연설…"국제사회 현안 해결 선도"
"대한민국 포용적 성장, 개도국 지속가능 개발 지원"
“평창올림픽, 北 참여로 동북아 평화·경제협력 증진 계기 열망”

[뉴스핌=송의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 선택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내비치면서 한반도 위기상황이 악화하자 우리 정부 차원에서 군사 대응에 결코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제72차 유엔 총회에 참석, 기조연설에서 “모든 나라들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면서도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상이 취임 첫해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한 것은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N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새 정부, 국제사회 현안 해결 선도 역할”

문 대통령은 먼저 “이 자리를 빌려 9월 19일 멕시코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희생당한 분들과 그 가족, 멕시코 국민과 정부에 우리 국민과 정부를 대표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세계 평화와 안보에 기여해 온 모든 유엔 회원국과 유엔 직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초국경적 현안이 날로 증가하고 이제 그 어떤 이슈도 한두 나라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게 된 오늘날, 우리는 우리 앞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유엔정신을 더욱 전면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여러분 모두가 유라시아 대륙이 시작되는 동쪽 끝 한반도와 한반도의 남쪽 나라 대한민국에 주목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지난 겨울 대한민국의 촛불혁명이야말로 유엔정신이 빛나는 성취를 이룬 역사의 현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혁명은 협력과 연대의 힘으로 도전에 맞서며 인류가 소망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갔다”며 “대한민국의 촛불혁명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이 시민들의 집단지성으로 이어진 광장이었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나 자신도 오직 시민의 한 사람으로 그 광장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또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성취했다”며 “민주주의의 실체인 국민주권의 힘을 증명했고, 폭력보다 평화의 힘이 세상을 더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새 정부는 촛불혁명이 만든 정부며, 나는 지금 그 정부를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제 대한민국은 그 힘으로 국제사회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대한민국 포용적 성장, 개도국 지속가능한 개발 지원”

문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도 설명했다. “성장을 저해하고 사회통합을 해치는 경제 불평등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전환하고 있다”면서 “경제정책 중심을 국민과 가계의 소득증가에 맞추고 일자리가 주도하는 성장,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경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을 ‘사람중심 경제’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용적 성장을 위해 우리가 시작한 이 담대한 노력은 국내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개도국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긴장 격화시키거나 우발적 軍 충돌 없도록 상황 안정적 관리해야”

문 대통령은 이어 자신도 전쟁 중 피난지에서 태어난 전쟁이 유린한 인권의 피해자인 이산가족이라는 것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로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될수록 전쟁의 기억과 상처는 뚜렷해지고 평화를 갈망하는 심장은 고통스럽게 박동치는 곳이 오늘의 한반도 대한민국”이라며 “이런 이유로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와 경고에도 불구,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 모두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밝혀왔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가 강력한 내용의 대북제재를 결의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사의를 표하면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이 유엔헌장의 의무와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엔총회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북한과 국제사회에 천명한다”며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이나 인위적인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 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스스로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면서 “북한이 타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버리고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사회가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모든 나라들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추가 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여러 차례 ‘한반도 신(新)경제지도’와 ‘신(新)북방경제비전’을 밝힌 바 있다”며 “한 축에서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바탕을 다져나가고, 다른 한 축에서 다자간 안보협력을 구현할 때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다자주의 대화를 통한 평화 실현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 “평창올림픽, 北 참여로 동북아 평화·경제협력 증진 계기 열망”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홍보도 잊지 않았다. “냉전과 미래, 대립과 협력이 공존하고 있는 동북아에서 평화와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열망한다”고 밝혔다.

또 “고작 100Km를 달리면 한반도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휴전선과 만나는 도시 평창에 평화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모이고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우의와 화합의 인사를 나눌 것”이라며 “그 속에서 개회식장에 입장하는 북한 선수단, 뜨겁게 환영하는 남북 공동응원단,
세계인들의 환한 얼굴들을 상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했다.

이어 “이는 결코 불가능한 상상이 아니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하며,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함께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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