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미리 기자] 한독이 홀로서기에 나선 후 빚을 내 투자했던 기업들이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독은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와 합작관계를 정리한 2012년부터 출자, 사업 양수에 총 1431억원을 투자했다.
태평양제약 제약사업 양수 635억원, 제넥신 지분 투자 330억원, 일본 테라밸류즈 지분 투자 211억원, 한독테바 설립·추가 출자 133억원, 엔비포스텍 추가 출자 75억원, 미국 JUST-C 추가 출자 36억원, RMGP 바이오파마 인베스트먼트 펀드 지분 투자 11억원 등이다.
이 중 한독테바는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와 공동 출자한 회사이며, 테라밸류즈는 한독이 주력하는 건강기능식품 레디큐의 주 원재료 '테라큐민'을 개발하는 회사다. 당시 한독은 제네릭 사업역량 강화(한독테바),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로 식품사업 확대(테라밸류즈) 뜻을 밝혔다.
투자 자금은 대부분 빚을 내 마련했다. 이 탓에 2011년 연결 기준 6721만원에 불과하던 한독의 총차입금은 올 상반기 1903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총자산에서 총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도 4% 미만에서 28%로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투자의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제넥신은 156억원, 한독테바 23억원, JUST-C 8억원, 엔비포스텍 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독이 지분을 투자한 뒤 이 회사들이 연간 기준 흑자를 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이는 한독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광고선전비, 지급수수료 등 판매·관리비 증가로 영업이익(올 상반기 3억원) 흐름이 좋지 못한 가운데, 매년 적지않은 영업 외 비용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손익이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65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 주범은 빚에 대한 이자(금융비용), 한독이 투자한 위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대한 지분법 손실 두 가지다. 올 상반기에만 한독은 금융비용이 23억원, 관계기업에 대한 지분법손실이 84억원에 달했다. 두 항목에 대한 재무제표 상 비용만 107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투자 후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독은 최근 증권신고서에도 "이러한 영향은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정적인 정착, 신약개발 지연 등으로 관계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돼 당사의 지분법 평가손실이 확대,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한독 관계자는 "투자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며 "최근 투자에서 임상 진입과 같은 유의미한 성과가 나고 있고 회사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장차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독 음성공장 전경<사진=한독> |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