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인민은행이 15년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할 전망이다.
누가 신임 총재에 오를 것인가에 따라 세계 2위 경제국의 정책 지향점이 달라질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중국 인민은행 <사진=바이두> |
22일(현지시각) 미국 투자매체 CNBC는 올해 69세의 저우 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궈슈칭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주석과 중국 농업은행과 교통은행을 이끌었던 장차오량이 강력한 차기 수장으로 물망에 올랐다고 전했다.
궈 주석은 앞서 중국건설은행의 회장을 역임, 금융권에서 경험을 쌓은 동시에 증권감독기구와 국가외환관리국을 이끌며 금융시장 감독의 일선에서 일했다. 아울러 산동성 성장과 귀주성의 부성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2월 은감위 주석에 오른 뒤 중국 금융시스템의 리스크를 축소하는 데 집중했다. 그가 인민은행을 이끌 경우 같은 맥락의 정책 기조를 펼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라시아 그룹은 투자 보고서를 통해 “궈 주석은 감독과 규제 강화에 무게를 두는 한편 전임 총재보다 강력한 행보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차오량은 이미 인민은행과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선전과 광저우의 인민은행 지점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광저주에서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으로 기록된 1999년 50억달러 규모의 광동 인터내셔널 트러스트 앤드 인베스트먼트의 디폴트를 처리했다.
중국 정부는 경제적인 안정과 함께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꾀하고 있다. 인민은행 차기 총재 선임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책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 될 전망이다.
씽크탱크 폴슨 연구소의 다미엔 마 연구원은 CNBC와 인터뷰에서 “궈 주석이 인민은행을 이끌게 될 경우 금융시장에 호재로 인식될 것”이라며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둔다면 궈 주석의 영어 실력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시 주석과 신뢰가 인민은행 총재를 결정하는 데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과 달리 중국의 중앙은행은 독립적인 정책 결정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 행정부 내 최고 정책결정 기관인 국무원이 통화정책의 최종적인 권한을 쥐고 있다.
하지만 저우 총재 하에 인민은행의 독립성이 향상됐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평가다. 지난 2002년 취임한 저우 총재는 중국은 물론이고 주요 20개국(G20)을 통틀어 최장기 임기를 기록했다.
그가 이룬 가장 커다란 성과로 달러화에 대한 중국 위안화의 페그제 폐지가 꼽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