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제빵기사들 처우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이다. 본사 제빵사들과 업무 차이가 없기 때문에 우리도 본사 소속으로 처우를 받는 게 당연하다." (A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인건비가 더 오를 경우, 제빵사 채용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B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에 대한 직접고용 결정이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제빵사와 가맹점주, 협력회사, 본사 등 사이에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다자 협의를 통한 결론 도출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파리바게뜨 외관(참고사진) <사진=뉴스핌> |
가맹점주들은 이번 결정에 따른 인건비·빵값 인상 등을 우려하고 있다. 제빵사들이 본사 소속이 되면 월급이 올라가고, 본인들은 도급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현재 협력업체에 제빵사 도급비용으로 한 달에 약 300만~350만원 정도를 보냈다면 앞으로는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는 셈이다.
인천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본사에서 부담하는 비용이 많아지면 당연히 가맹점에도 요구하는 게 많아지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점주들 부담이 커지고, 빵 가격까지 올라가면 손님도 당연히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는 본사와 점주협의회가 공동으로 자회사를 설립해 제빵기사를 고용하자는 입장이다. 본사에서 제빵사를 직접 채용해도 불법파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회사를 운영하면 고용이나 관리도 공동으로 할 수 있다.
반면 제빵사들은 대체로 이번 고용부 결정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한 가맹점에서 2년 정도 근무했다는 제빵사 정모씨는 "직영점 제빵사들과 같은 일을 하는데 그들은 본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는 건 너무 하지 않나"고 강조했다.
가맹점 제빵사들은 본사와 업무협정을 맺은 협력회사 소속 직원이다. 이 때문에 협력회사에게 월급을 받는다. 하지만 업무 지시는 본사로부터 받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모씨는 "출퇴근 시간도 본사에서 체크하는 사항이고, 추가 제품 주문 등도 본사에서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번 파장에도 본사가 제빵사들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 하지만 제빵사의 처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무 특성상 이른 아침부터 서서 근무하는 시간이 많고 쉴 틈이 거의 없는데, 시간 외 수당 등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정씨는 "시간 외 수당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겨도 점주에게 말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주말 근무도 태반"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파리바게뜨 본사가 고용부의 직접채용 결정을 불이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은 데다 5300여명에 달하는 제빵사를 한 달 내에 정규직 채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아직 본사 측에서 공식적인 공문을 받지 않은 상태라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다.
고용부는 이번 시정명령 결정에 완강한 입장이다.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해당사자들 간에 대책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다. 이에 따라 고용부와 제빵기사, 가맹점주, 협력업체 등이 참여하는 대화 자리가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