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유미 기자] 25일 교육부의 학생부 신뢰도 개선안이 이르면 10월 말 발표 예정인 가운데, 깜깜이 전형 또는 금수저 전형이라고 불렸던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 오명을 벗을지 주목된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과 성적 위주의 학생부교과전형과 달리 비교과 항목을 포함하는 학종 전형은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 8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수능절대평가 반대 집회'에 참석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수능절대평가를 반대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회원 중 한명은 '학생부는 주홍글씨'라는 피켓을 들었다. [뉴시스] |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세상이 지난 2월 공개한 설문(2만4912명대상) 결과, 학생들은 학종을 '사교육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전형'(27.5%)로 꼽기도 했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학부모 응답자 29.4%가 사교육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전형으로 학종을 선택했다.
교사들 역시 '준비할 영역이 너무 많다'(72.2%), '공정성을 확신하기 어렵다'(46.1%)로 학종 전형에 대해 걱정했다.
학생부 내 평가항목이 많은 게 사교육 유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미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식 및 교육적 활용에 대한 국제 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고등학교 학생부에 기재되는 항목은 10가지다.
인적·학적, 출결, 수상경력, 자격증 및 인증 취득, 진로희망, 창의적체험활동, 교과학습발달,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독서활동 상황 등이다.
독일에서는 인적사항과 출결, 교과학습발달, 독서활동 4가지만 적는다. 미국은 종합의견을 더해 5가지, 프랑스는 자격증과 희망진로를 포함해 7가지를 적는다.
학생부의 중요도는 높아지는데 관리할 항목이 많다 보니 학생들은 학원이나 과외 등의 외부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교육 수요와 직결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부 기재 항목이 축소되거나 통폐합되면 학종의 '금수저 전형' 오명은 일부 벗겨질 것으로 보인다.
학종의 또 다른 문제점은 학교·교사별로 학생부 기재 수준의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이는 공정성 문제와 직결된다.
KEDI(한국교육개발연구원)의 보고서에서 20년 이상 학생을 가르친 대전 F고 교사는 "교사가 학생부 작성 능력이 좋으면 학생들이 유리해지는 거 아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술식 기재에 있어 교사 작성능력이 학생 성취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 발표했다. 개선방안에는 진로희망사항에서 학부모 진로희망은 삭제하고, 수상경력은 사전 등록된 교내상만 기재하며, 수상 사실은 수상 경력에만 기재하는 한편 독서활동상황은 제목과 저자만 기재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도 수상을 못한 교내 대회 참가와 같은 특정 활동이 선생님에 따라서 학생부에 기재되고 안 될 수 있어 더 명확하고 종합적인 기재 관련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한 고교 교장 선생님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여기서 부모나 사교육 영향을 어떻게 배제할 것인지, 학교 간 차이와 교사 간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학생부 신뢰도 개선안은 학종 전형의 신뢰도와 직결된다. 더욱이 최근 활발하게 논의 중인 수능절대 평가 도입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학생부 신뢰도 개선이 수능 절대평가의 토대가 된다는 의미다. 최종 목표는 공교육 정상화다.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대표인 이성권 대진고 교사는 "학생부 신뢰도가 개선되면 아무래도 수능절대 평가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줄어들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그때 그때 문제점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학생부 규제를 해왔는데 (대입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학생부에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에 협의를 이뤄내고 그에 따라 (학생부 개선안을) 확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