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고용시장에 대해 정책자들이 과대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두 자릿수로 치솟았던 실업률이 4% 선으로 떨어지면서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기대했지만 선순환이 가시화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으로 해석된다.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 <사진=신화/뉴시스> |
일부 외신은 이를 놓고 앞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이 온건한 기조를 취할 것이라는 신호로 풀이했다.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옐런 의장은 26일(현지시각) 클리블랜드에서 가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고용시장의 강도와 인플레이션에 대해 과대평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용시장을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정책자들의 목표치와 상응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거나 인플레이션을 올리는 구조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여겼지만 이 같은 판단이 빗나갔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미국 투자매체 CNBC는 옐런 의장이 온건한 정책 기조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주 4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밝히면서 내비쳤던 매파 목소리와 상이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아울러 “연준의 기본적인 전망치를 구성하는 주요 가정들이 잘못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확성 결여는 장기간 지속된 생산성 저하와 그 밖에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을 압박하는 요인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장기간 이어진 저 인플레이션은 이상적이지 않다”며 “정상적인 상황에 연방기금 금리를 떨어뜨려 위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옐런 의장은 각종 서베이와 시장 지표를 통해 드러나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엇갈린다고 말했다.
또 물가를 압박하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행동에 변화가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쇼핑부터 글로벌 공급망에서 입지를 높이려는 해외 기업과 경쟁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을 감안해 정책자들이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한편 금리 전망치를 수정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옐런 의장은 주장했다. 또 주요 지표를 통해 확인되는 경제 여건과 전망의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옐런 의장은 정책 결정의 가장 커다란 변수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부각시켰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가장 적절한 정책 기조는 점진적인 금리인상”이라며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지나치게 높였다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정책 과실을 차단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이 2%에 이를 때까지 통화정책을 동결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해 금리인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19~20일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한편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장기 금리 전망치 역시 낮춰 잡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