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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불망' 증권사 발행어음, 개시 후 지각변동 '3가지 키워드'

기사등록 : 2017-09-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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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발행어음 임박…중소형사 RP부서 '비상'
초대형IB, 대출심사 경험 적어…중장기 신용도엔 '부정적'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27일 오전 11시4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초대형IB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한창인 가운데 업무 개시 이후 금융시장과 증권업계에 나타날 변화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10월중 초대형IB의 발행어음 인가에 대한 안건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인가가 나는대로 초대형IB는 발행어음 업무를 개시할 수 있다. 인가 대상은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4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한투, NH, KB)로, 대주주관련 형사소송절차가 진행중인 삼성증권은 인가 심사가 보류됐다.

각사별 발행 초기 계획은 미래에셋대우가 2조원, 한국투자증권이 4조원, NH투자증권이 5000억원, KB증권 1조원으로 총 7조50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까지도 단기자금 운용에 대한 수요가 높아 단기시장에서 7조원 상당의 발행어음은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초대형IB 발행어음 조달 규모 추정 <자료=한국기업평가>

◆ 발행어음 개시 임박…'중소형사 RP 부서' 비상

업계에선 초대형IB의 발행어음 업무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중소형 증권사 RP부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사 뿐아니라 대형증권사들도 조달창구를 RP에서 발행어음으로 상당부분 옮기면서 전반적인 RP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초대형IB를 준비하는 대형증권사들도 RP형 CMA의 금리를 낮추는 등 전반적으로 RP운용북(Book)을 줄이고 나섰다.

김선주 SK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대체적으로 RP와 ELS를 통해 조달하고 있으며, 발행어음과 조달 방식이 비슷해 대체 가능한 RP쪽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ELS는 만기와 수익률 측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초대형IB 발행어음의 금리 수준은 1.3%(수시입출식)에서 1.8%(기간물) 내외로 예상된다. 현재 증권사 수시입출식 CMA가 연 1.15~1.2%, 은행 1년 정기예금금리 1.4%, 국고채 1년물 금리가 1.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매력적인 금리 수준이다. 따라서 개인을 비롯한 법인 고객들의 단기운용 자금이 발행어음으로 쏠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크레딧 대비 금리 수준을 따져보면 발행어음 매력도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RP형 CMA의 경우 국공채나 통안채 등 우량자산으로 담보가 구성돼 있는 반면 증권사 발행어음의 경우 증권사의 크레딧(초대형IB의 경우 대부분 AA 내외)을 바탕으로 발행된 채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도 없다.

한 증권사의 채권운용역은 "법인 고객들이 RP형단기 수시입출금 상품에 투자하는 이유는 (금리 수준보다) 국공채와 통안채를 담보로 하는 안정성 때문"이라며 "투자 내규가 빡빡한 법인의 경우 0.2~0.3%p 더 받으려고 과연 증권사 크레딧을 담보로 한 발행어음에 거액의 자금을 넣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만일 이 같은 상황에서 대형증권사는 RP형 상품판매 비중을 줄이고, 중소형사가 공격적인 틈새 마케팅을 한다면 일부 자금은 오히려 중소형사 RP상품으로도 흘러들 수도 있다고 봤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개인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연 5% 특판 RP를 판매하고 있으며,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RP형 CMA 가입 개인고객에게 최대 연 1.6%의 금리를 지급한다. 이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이 법인 고객까지 확대될 경우 향후 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화될 지 예측할 수 없다는 얘기다.

◆ A급 회사채 '품귀 현상' 가능성…증권사 건전성은 문제

운용 측면에선 회사채 시장으로 신규 자금이 흘러들며 그 수요가 살아날 전망이다. 초대형IB의 조달이 늘면서 부동산 PF 시장도 활기를 찾을 수 있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50% 이상은 기업금융과 관련된 곳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이때 회사채 투자도 포함된다. 투자 가능 대상은 발행시장에서 직접 취득한 발행인이 기업인 증권, 유통시장에서 취득한 코넥스 주식 및 A등급 이하 회사채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행시장 취득 채권 종류에 대해 명시적 제한은 없으나 기업금융 활성화 목적을 둔 취지상 회사채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10월중 발행어음 업무 개시와 함께 회사채 신규 수요 기반 형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 크레딧 운용역은 "발행어음 조달 자금은 일정 유동성 비율을 맞춰야 하기에 언제든 팔 수 있고 조달금리보다 높은 회사채에 투자하려고 할 것"이라며 "AA~A-에 걸친 유동성 좋은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지면서 A등급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가격 상승)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중소기업의 신용공여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건전성 문제는 경계할 부분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동성 비율 규제를 강화하는 등 각종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발행어음 업무는 초대형IB 중기적 신용도에는 부정적"이라며 "위험투자는 빠르게 증가하지만 수익확대에 따른 자본축적은 더디고, 운용규제 강도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증권사들이 대출업무에 대한 사업 경험과 시스템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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