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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물] 사오빙 열풍의 원조, 중국 요식업계 창업 멘토 '양위치'

기사등록 : 2017-09-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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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빙 전문점 유쥐안사오빙(又卷燒餅) 창립자
6개월만에 17억원 유치, 600개 가맹점 확보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26일 오후 4시5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홍성현 기자] 사오빙(燒餅 화덕에 구운 밀가루 반죽에 양념을 입힌 중국 간식) 하나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주인공이 있다. 사오빙 전문점 유쥐안사오빙(又卷燒餅) 창립자 양위치(楊煜琪)는 다수의 창업 경험을 자랑하는 중국 요식업계 창업 멘토로 꼽힌다. 설립 6개월만에 1천만위안(17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2년만에 600개 가맹점을 확보한 양위치의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유쥐안사오빙(又卷燒餅) <사진=바이두>

◆ 체인점 신화 다시 쓴 중국 요식업계 창업 멘토

중국에서 양위치(楊煜琪)는 ‘요식업계 창업 멘토’로 통한다. 2005년 2위안짜리 사오빙(燒餅)을 주 메뉴로 가맹점을 전국에 500개까지 늘리며 사업을 확장했다. 그다지 어렵지 않게 경영 인생 첫 도전에서 성공을 맛보는 듯 했으나 낙관하기는 아직 일렀다. 모방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위치는 500개 체인점을 모두 정리하고 가맹 사업을 중단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양위치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일단 샤오빙에 대한 미련은 가슴에 묻어둔 채 다른 분야로 요식업 사업의 꿈을 계속 키워나갔다. 얼마 남지 않은 사업 자금을 투자해 디저트, 생과일 주스 전문점, 빙과류, 볶음요리, 후베이(湖北)요리 전문점 등으로 가맹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일단 1호점이 성공하면, 가맹점을 모집해 수익을 거둔 뒤 다시 새로운 메뉴의 식당을 개점했다. 이처럼 양위치는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나서는 진정한 창업의 아이콘이다.

양위치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 중 “난 전형적인 후베이 여성으로 대세를 거스르려는 경향이 있다”며, “가장 유행하고 가장 돈을 잘 벌만한 아이템은 오히려 선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이 바로 양위치의 사업 모토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중국에서 비교적 일찍 생과일주스 전문점을 낸 시장개척자이기도 하다.

10여년이 흘렀고, 양위치는 창업 및 경영 노하우로 똘똘 뭉친 요식업 분야 스타트업의 달인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마음 속 한 구석에는 늘 첫 번째 사업 아이템 ‘사오빙’에 대한 아쉬움이 자리잡고 있었다. 양위치가 가장 바라고 갈망하던 꿈은 중국 전통 간식을 최고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동안 요식업 시장에서 갈고 닦은 풍부한 경험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반복 학습을 통해 틈새 시장을 찾는 법도,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는 법도, 가맹점 확대 노하우도 차곡차곡 쌓아왔기 때문이다. 또 사오빙 같은 간식메뉴는 레시피가 단순하고 판매수익이 60~70%에 달하는 반면, 초기자본금이 적게 들기 때문에 누구든지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꼽힌다.

유쥐안사오빙 공동창립자 리펑(李峰 왼쪽)과 양위치(楊煜琪 오른쪽) <사진=제멘(界面)>

다시 샤오빙 여왕 등극, 왕쓰충 입맛도 저격

2015년 9월, 양위치는 사오빙 시장에 야심 차게 복귀한다. 가게 이름도 재도전이란 의미에서 ‘유쥐안사오빙(又卷燒餅 ‘또 사오빙을 만든다’는 뜻)’이라 지었다. “브랜드 이념부터 시장 포지셔닝까지 우리와 겹치는 업체는 하나도 없었죠. 업계 표준이 바로 우리였어요” 양위치는 이같이 회고했다.

‘유쥐안사오빙’은 길거리음식+패스트푸드+생과일주스가 모두 집약된 일종의 종합 캐주얼 레스토랑을 표방했다. 같이 먹기 좋은 메뉴를 구성해 소비자들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먹거리와 음료를 사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갖가지 음식을 죄다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울리는 메뉴 구성을 통해 직장인들의 삼시세끼를 책임지는 업체로 거듭났다.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는 90허우(後) 00허우(後)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집중했다. 포장 디자인과 도안에도 신경 썼다. 10대~20대가 귀여운 캐릭터에 열광하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젊은 소비자들은 유쥐안사오빙의 각종 이미지를 사진으로 찍어서 위챗 모멘트(朋友圈 카카오스토리와 유사)에 공유했다. 결과적으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브랜드 광고 효과를 본 셈이다.    

유쥐안사오빙의 타깃 소비층 역시 ‘일정 정도의 경제력을 갖추고 트렌드에 민감한’ 90허우와 00허우다. 양위치는 쾌적하고 편안한 실내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의 취향에 맞게 ‘오래 머물고 싶은 매장’을 설계했다. 가격대도 ‘직장인 세트 30위안(5000원)’ 정도로 설정해 ‘소박한 사치’를 바라는 젊은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켰다.

매장 확장만큼은 전과 달리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10년 전 열었던 사오빙 전문점 실패의 경험을 거울삼아 1호점에 집중한 뒤 11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2호점을 개업했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양위치는 매장 운영에 세밀하게 신경 쓰며 요식업계 유명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양위치의 롤모델은 ‘국민양념장’ 라오간마(老幹媽) 타오화비(陶華碧) 회장이다. 한병의 양념장도 한치의 실수 없이 정성을 다하는 완벽주의 정신을 존경한다. 마찬가지로 유쥐안사오빙의 메뉴와 소스 역시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탄생한 것들이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직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유쥐안사오빙(又卷燒餅) 매장을 찾은 왕쓰충(王思聰) <사진=바이두>

2016년 4월, 자본시장이 불경기를 겪을 때 개점 6개월차 유쥐안사오빙은 1천만위안 규모의 엔젤투자를 유치하며 이목을 끌었다. 당시 양위치는 투자자들에게 매장 확장 속도에 관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6개월 후에야 2호점을 열었다. 그녀는 메뉴, 주방, 홀, 경영진이 모두 완벽해진 다음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유쥐안사오빙 매장은 최근 1년간 경이로운 속도로 퍼져나갔다. 현재 유쥐안사오빙의 매장은 600개를 돌파했고, 이 중 100개는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양위치의 유쥐안사오빙은 중국 셀럽(유명인사)들도 즐겨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다 왕젠린 회장 아들 왕쓰충(王思聰)과 소호 차이나(SOHO中國董事長) 판스이(潘石屹) 회장이 유쥐안사오빙 1호점에 들러간 것으로 전해지며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양위치는 전략적으로 1호점 매장을 대형 IT기업들이 모여있는 베이징 왕징 소호(望京SOHO)에 냈고, 비교적 쉽게 입소문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매일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면 양위치는 스마트폰을 꺼내 전국 600개 매장 경영 데이터를 확인한다. 양위치가 이끄는 유쥐안사오빙은 올해 연말까지 매장수를 1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10년만에 다시 돌아온 사오빙의 전설 양위치, 그녀의 두번째 사오빙 도전은 과연 해피엔딩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쥐안사오빙(又卷燒餅) 매장 앞 줄 서있는 사람들 <사진=바이두>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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