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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기업-3] 전통과 혁신의 조화…GE·지멘스·IBM서 배운다

기사등록 : 2017-10-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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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거부는 죽은 것, 유일한 안정성은 변화뿐"
GE, 끊임없는 혁신으로 여전히 세계 최고기업
"10년 앞을 내다보는 지속적인 연구 필요"

[뉴스핌=정탁윤 기자]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이다. 장례식을 했느냐 안 했느냐는 사소한 문제다. 안정성이라는 것은 시냇물에 떠내려가는 죽은 물고기와 같다. 이 나라에서 우리가 아는 유일한 안정성은 변화뿐이다."

포드자동차의 창업주인 헨리 포드가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인간의 수명이 기껏해야 80세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100년 넘게 생존해온 기업엔 그 기업만의 특별함이 있을 것이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100년 넘게 세계 최고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발명왕 에디슨에 의해 1892년 설립된 GE는 전통과 혁신의 아이콘이다. 전구 만드는 것으로 시작해 가전제품과 발전 회사로 크게 성장한 이 회사는 2000년대 들어 금융업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 무렵 현대캐피탈에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다시 제조업으로 돌아갔다.

<사진=뉴스핌DB>

GE는 현재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혁신기업으로 환골탈태했다. 산업용 인공지능 (AI)과 스마트홈, 빅데이터를 통한 애프터서비스 사업, 디지털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지멘스(Siemens)는 '독일의 에디슨'이라 불렸던 지멘스가 자신의 이름을 따 1847년 설립한 전자·전기 기업이다. 1900년대 전차, 전화, 신호등, 고속철도 등을 잇따라 만들며 세계적 기업 반열에 올랐다. 2000년대 들어와 핵심사업을 에너지와 산업자동화, 헬스케어 중심으로 개편했다. 친환경 사업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매년 친환경 연구·개발(R&D)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전자계산기, 개인용컴퓨터, 하드디스크·D램반도체는 모두 1911년 미국에서 설립된 IBM이 세계 최초로 만든 제품들이다. IBM의 100년 역사는 곧 글로벌 정보기술 발전의 역사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를 사용한 IBM 호환 PC가 확산되면서 한때 수백억달러의 적자가 쌓이기도 했다. 하지만 1993년 PC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주력사업을 서비스 부문으로 바꾸는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끝에 여전히 세계 최고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때 휴대폰 분야 세계 1위로 승승장구하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도태되고, 급기야 2013년에는 MS에 휴대폰 부문을 매각하는 수모를 당했다. 핀란드 경제의 1/4을 차지하던 노키아의 퇴장은 상당한 후폭풍을 일으켰다. 1881년 설립돼 한때 전 세계 필름 시장의 2/3 이상을 차지했던 미국의 코닥도 디지털카메라라는 변화를 거부해 몰락했다.

1990년대 일본 경제의 호황기를 뒷받침했던 일본의 자존심 도시바 역시 2000년대 초반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후발 주자로 밀려났다. 2015년 터진 분식회계 사건은 도시바에 치명타를 안겼다. 최근엔 알토란 같은 반도체 낸드플래시 사업마저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일본 기업 중 도시바와 달리 히타치는 비핵심사업 매각을 통해 '선택과 집중'에 주력한 결과 현재 사회 인프라 관련 핵심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1911년 전기설비 회사로 시작한 히타치는 TV, 냉장고 등 한때 종합전자기업이었다. 이후 삼성과 LG 등 후발 한국 기업들이 무섭게 추격하자 대대적인 혁신을 가했다. 그 결과 가전회사였던 히타치는 현재 첨단 정보기술을 결합한 전력 시스템, IT 시스템, 건설기계, 자동차부품, 인프라 시스템, 철도 등 '사회 인프라 사업' 전문기업이 됐다.

1889년 화투 만드는 회사로 시작한 닌텐도는 수집용 카드, 장난감, 전자게임 분야에서 1970년대 세계 최고기업이었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 보급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했으나 닌텐도는 게임기 사업에 집중하다 매출 부진을 겪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포켓몬 고'와 함께 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박준하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래를 준비하는 글로벌 장수기업의 엇갈린 운명'이란 보고서에서 "100년 이상 지속한 글로벌 기업은 공통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10년을 내다보는 지속적인 연구와 글로벌 기반의 개방형 R&D 체계를 갖췄다"며 "핵심 리더의 신속한 확보, 기존 사업의 지속적인 성과 실현, R&D역량 발휘보다는 사업역량 강화 등이 미래 대응의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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