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화웨이(華爲)가 중국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애플과 삼성을 위협하는 막강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파이낸셜 타임즈 산하의 투자 리서치 서비스 업체인 FT 컨피덴셜리서치가 최근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화웨이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과 삼성의 신제품 아이폰8과 갤럭시 노트8 등의 판매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 하에 나온 결과여서 더욱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가 삼성과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해도 중국 시장에서 관심을 받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
사실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과 삼성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 하락과 중국산 브랜드의 부상은 최근 몇 년 줄곧 지속된 현상이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인기 냉각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기대와 달리 방문 고객이 적어 한산한 분위기의 중국 아이폰스토어 <사진=중국 finTV> |
아이폰8의 중국 판매 개시일인 지난 9월 22일 중국 항저우 시후와 홍콩 유명 쇼핑 지역 하이산 플레이스에 위치한 아이폰 스토어는 한꺼번에 많은 고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질서 있게 줄을 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철제 난간을 설치했지만, 예상과 달리 방문객이 많지 않자 난간을 부랴부랴 치우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 기관의 설문 결과도 아이폰의 인기 하락과 화웨이의 선호도 상승을 증명하고 있다.
미국 소셜미디어 전문 분석 사이트 버즈스모(BuzzSumo)가 1000명의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아이폰 신제품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비율은 전체의 65.1%로 집계됐다.
이는 75.7%의 응답자가 구매 의사를 밝혔던 아이폰7 출시때보다 큰 폭으로 낮아진 수치다. 또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교체시 아이폰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4.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포인트가 줄었다.
반면 스마트폰 교체 시기 화웨이를 선택할 계획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31.4%로 처음으로 애플을 추월했다.
중국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인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때 중국에서 애플과 삼성 스마트폰은 높은 사회적 지위와 소득 수준을 과시하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보급 확산과 중국산 브랜드의 부상 이후 이러한 인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러한 인식 변화 속에서 중국 고급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화웨이는 중국의 기술력 과시하고, 중국인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으며 중국에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영향력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올해 6·7월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애플을 넘어서 삼성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위청둥(餘承東) 화웨이 소비자업무 부문 CEO는 "2021년 화웨이는 세계 1위 스마트폰 기업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와 소비자들도 자국 브랜드의 발전과 성장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 스마트폰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