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의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 십 개의 기업들이 북한에 자금줄을 제공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9일 평양 목란관 연회장에서 핵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위한 핵실험 성공 자축 연회를 열었다. <사진=조선중앙TV> |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의회는 대북 경제 제재를 북한과 비즈니스 관계를 가진 수십 개의 기업들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 트럼프 행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제재 회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엔 패널에 따르면 중국과 말레이시아, 북한의 약 50개 기업들이 김정은 정권의 경제 제재 모면을 지원하는 한편 핵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자금줄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기업에는 은행과 해운업체, 수입업체 및 무기 판매 업체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고, 일부 홍콩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북한과의 무역 및 금융 네트워크를 차단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미국 의회는 제재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압박하고 있다. 지난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패트 투미 상원 의원은 “대북 제재를 최고 수위까지 높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밴 홀런 상원 의원도 WSJ과 인터뷰에서 “해당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창피를 주는 것은 과거 방식”이라며 “중국의 은행권과 그 밖에 기업들은 북한과 비즈니스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를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북한의 전체 국제 교역 가운데 90%를 차지하는 만큼 이를 향한 미국 의회의 압박과 공격이 거세다.
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부분적으로 금지한 한편 북한산 철광석 수입을 중단하는 등 유엔의 경제 제재를 이행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미국 의회의 주장이다.
한편 WSJ에 따르면 유엔의 조사 결과 북한을 원조하는 것으로 드러난 57개 기업 가운데 43개 업체가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받은 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기업들은 다수의 중개 업체들을 통해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는 한편 완성품을 판매, 유엔의 제재를 교묘하게 피하는 실정이다.
또 중국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유엔 조사 결과 중국 기업이 설립한 북한 현지 은행이 김정은 정권에 금융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