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추석 당일에도 나왔죠. 다들 연휴라고 하지만 가게 문을 닫을 수가 없으니까…"
인천 연수구에서 3년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전모씨(54)는 이번 연휴 기간에 하루 쉬었다. 편의점 이다보니 추석 당일에도 문을 닫을 수 없어 오후엔 직접 나왔다. 추석 연휴 3일은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전씨는 동생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고용해 세 명이 교대 방식으로 편의점을 운영한다. 올해 추석 명절은 연휴가 워낙 길어 더 힘들었다고 했다.
편의점 진열대(참고사진) <사진=뉴시스> |
그는 "여동생과 편의점을 운영하는데 아무래도 명절이라 둘 다 매일 나오기 곤란해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알아봤지만 찾지 못했다"면서 "편의점 특성상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사람을 며칠만 고용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전씨는 열흘 연휴기간 동안 단 하루만 쉬고 계속 편의점에 나왔다. 평소보다 도시락이나 빵 등을 사러오는 손님도 확 줄어 기운이 빠졌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수익이 별로 남지 않으니 보람이 없었다고 한다.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편의점 이용자와 매출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점포수도 매년 증가해 전국 3만개를 넘어섰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매출이 점점 감소하고 있지만, 유독 편의점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와 반대로 편의점 점주들은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1인 가구와 젊은층의 이용이 늘어났지만 한 골목 지나 편의점이 생기다보니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건물에 편의점이 두 개 이상 입점해 있다는 목격담이 온라인 상에 쏟아지기도 했다.
서울 시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편의점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는데 우리는 전혀 못 느끼겠다"면서 "연휴에도 내수 활성화, 소비 진작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관광지에 있는 점포 몇 군데 말고는 매출을 올리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편의점 외에 경쟁 점포가 증가하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인근에 문구나 화장품 전문 가게에서도 식품류를 판매하다보니 결국 다 같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점주들이 누가 폐업하고 새로 입점하는지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이소, 헬스앤뷰티(H&B)숍에서도 음료·과자 등 간식류, 건강식품·간편식 등 식품 판매를 늘리고 있어 업체 간 판매 제품에 대한 경계도 모호하다는 것.
다이소와 헬스앤뷰티(H&B)숍 점포 역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지난 10년 간 유통업체 카드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올리브영 등 H&B와 다이소 매출액은 533억원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8776% 증가했다. 편의점 매출은 2079억원으로 같은 기간 5245% 늘었다.
서울 시내 한 거리모습(참고사진) <사진=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