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북한 도발 등으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지적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으로 불이 옮겨 붙는 양상이다.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미FTA 개정협상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투명하게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재개정 협상은 없다고 했던 정부가 국민을 속였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국민의당은 "한미FTA 재협상 착수에 나선 문 정부를 향해 말바꾸기에 나섰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국회 비준 동의 과정 등을 거쳐야 하는데 정부는 이런 절차를 거치기도 전에 사실상 개정을 기정사실화했다"며 "다시 한 번 협치는 실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정부의 근거 없는 비현실적 낙관론과 무대응 끝에 이렇다 할 대책도, 전략도 마련할 시간 없이 재협상 테이블에 마주앉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대안책 마련을 위해 일찌감치 조배숙 위원장을 필두로 한 한미FTA대책특위를 꾸리고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자유한국당도 정부가 국민을 속인 행태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한미FTA의 경우 불과 며칠 전 문 정부가 개정은 없다고 국민을 거짓말로 속였다"고 비난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한미FTA대책 특별위원회 3차회의에 참석한 조배숙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또 "미국과 북한 간 군사적 충돌이 예상되는 우려스러운 안보위기를 맞고 있다"며 "북핵 리스크와 함께 한미FTA 둘러싼 통상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도 정부와 여당은 전문가와 여론, 야당의 의견을 수렴해 국익을 지키는 정책을 먼저 만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을 통해 "트럼프의 한미 FTA 폐기발언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폐기 서한까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개정협상에 대해 합의한 만큼 국익우선의 협상을 펼쳐 최대한 국익 지켜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측의 철강, 자동차 등 관세추정과 소고기의 관세 철폐 시기 단축, 농산물 분야 개방에 요구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우리가 요구할 사항은 뚜렷하게 나오지 않고 있어 전략이 부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여당의 우군이었던 정의당 역시 한미FTA 개정협상에 앞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부터 교체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전날 국회 상무위원회의를 통해 "그간 행보를 볼 때 김 본부장은 우리의 국익이 아니라 FTA의 존속 그 자체를 우선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철저히 우리의 국익에 맞게 전면전을 펼칠 수 있는 사령탑으로 교체하고 개정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대의 공세에 이미 졌다고 생각하고 개정협상에 임한다면 하나마나한 게임이 될 것이 뻔하다"며 "기존 독소조항을 포함해 여러 불리한 요소들을 바꾸기 위해 여차하면 우리도 FTA가 필요없다고 대담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미FTA와 관련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내세우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와함께 야당의 통 큰 협력을 거듭 촉구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의장과 여야4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협치가 정말 중요하다"며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도 여야가 힘을 모아서 국익 중심으로 충분히 논의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