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newspim

미국서 비싸도 잘팔리는 삼성-LG 세탁기

기사등록 : 2017-10-11 09:45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혁신 성능으로 월풀 제품보다 소비자 선호도 높아
업계 "점유율 상승은 시장경쟁 결과"...세이프가드 반박

[ 뉴스핌=황세준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는 고가임에도 미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월풀 제품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북미지역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 따르면 상위 인기제품 10개 모델 중 삼성전자가 5개, LG전자가 3개를 차지했다. 월풀은 2개에 그쳤다.

삼성전자 5개 모델의 평균 판매 가격은 613.99달러다. 또 LG전자는 703.32달러를 기록했다. 월풀은 삼성·LG보다 34~42% 저렴한 404.99달러다.

'가전제품은 가격이 싼 제품이 잘 팔린다'리는 업계 통념을 깨고 미국 시장서 삼성·LG가 선전 중인 것이다. 소비자 평점을 보면 삼성·LG 제품은 5점 만점에 4.5~4.7점을 기록한 데 비해 월풀 제품은 4.2점에 그쳤다.

베스트셀러 1위인 549.99달러짜리 삼성 전자동 세탁기(모델명 : WA50M7450AW)는 4.6점을 받았다. 소비자 97%는 이 제품을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하겠다고 응답했다. '용량이 크고 작동이 쉬우며 효율적인 세탁능력을 가진 제품'이라는 평가다. 

2017년형 액티브워시 신제품 <사진=삼성전자>

3위인 679.99달러짜리 LG전자 드럼세탁기(모델명 : WM3670HWA) 역시 4.6점을 받았다. 95%의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조용하고 세탁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낙농업에 종사한다는 한 소비자는 "기름과 비료를 뒤집써도 빠르게 깨끗하게 만들어 줘서 아주 좋다"고 전했다.

반면, 349.99달러짜리 월풀 전자동 세탁기(모델명 : WTW4816FW)는 4.2점의 소비자 평점을 받았고 추천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88%에 머물렀다. '시끄럽고 수평 맞추기도 힘들다'는 평가다. 한 소비자는 "이 세탁기를 사지 말라. (스펙은) 괜찮아 보이지만 세탁하는 동안 기계가 (흔들려서) 방을 뛰어다닌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지난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 때문에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했다. 지난 5월 월풀이 제기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청원을 심사한 결과다.

USITC는 오는 19 일 세이프가드 조치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후 12월 4일까지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와 맞물려 어떤 식으로든 제재조치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전자업계는 월풀이 주장하는 '피해'는 기술경쟁에서 밀려 나타난 자연스런 시장경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USITC가 한국 세탁기 수입 급증 시점으로 판단한 2015년은 LG전자 ‘트윈워시’, 삼성전자 ‘액티브 워시' 등 혁신제품을 출시한 해다.

LG전자 트윈워시는 한국과 미국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까지 약 40개 국가에서 출시했고 올해 40여 국가에 추가 출시한다. 트윈워시는 고가 모델의 경우 약 2500달러로 미국 주요 유통점에서 판매되는 세탁기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 액티브워시는 출시 1년 2개월만인 지난해  4월 글로벌 판매 200만대를 돌파했고 올해 초에는 350만대를 넘어서며 인기를 모았다.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세탁기가 위치한 자리에 서서 애벌빨래나 소량의 손빨래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점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 

LG전자가 미국시장에 출시한 트윈워시 <사진=LG전자>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 집계기준 월풀의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2014년 41%에서 지난해 38%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0%에서 16%로 올랐고, LG전자는 13%를 유지했다.

WTO 세이프가드 협정은 ‘수입증가’와 ‘심각한 피해 또는 그 우려’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해야만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곧,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엔 수입 증가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규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업계는 USITC가 세이프가드를 확정하면 이는 공정한 행위에 대한 비상적 조치이며 규제국의 재량권을 남용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한 것은 삼성·LG가 반덤핑 회피를 위해 우회 수출을 추진하려는 의도라는 USITC의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부무 집계기준 2015년 9억7898만달러이던 중국산 세탁기 수입액이 2016년 6억3845억달러로 34.7% 감소했고 같은 기간 태국산이 8399만달러에서 1억2862만달러로 베트남산이 0달러에서 1억6587만달러로 증가한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삼성전자, LG전자가 동남아시아 생산기지를 활용하는 것은 인건비, 진출국가들의 경제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일뿐 통상압박 회피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간 것은 현지 소비자들이 선택한 결과"라며 "국내 업체들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적극 반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