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의 EU 탈퇴가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로 귀결될 경우 2030년까지 4000억파운드(530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이 유럽 단일시장을 탈퇴하게 될 때 앞으로 12년간 GDP의 18%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브렉시트 상징 머그컵 <출처=블룸버그> |
12일(현지시각) 라보뱅크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영국이 EU와 결별로 인해 교역의 연결고리를 상실하는 ‘하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때 각 산업의 무역 장벽과 투자 저하, 금융 서비스 기능 상실 및 이민 급감으로 인해 영국 경제의 성장률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드 브렉시트의 충격은 장기간에 걸쳐 당초 예상보다 커다란 강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경고다. 뿐만 아니라 영국이 EU와 무역 협상을 타결한다 하더라도 2019년 실제 EU 탈퇴 이후 2년간에 걸쳐 경기 침체를 맞게 될 것이라고 라보뱅크는 내다봤다.
EU와 자유무역이 지속될 경우 탈퇴 후 2년간 GDP가 1.1%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무역시장에 잔존하지 못할 경우 같은 기간 GDP 감소폭이 2.4%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정부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아무런 협상 없는 브렉시트에 대비하기 위해 자금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2년간의 시한을 두고 진행 중인 브렉시트 협상이 내년 초까지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본격적인 대비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영국과 EU 측의 협상팀은 브렉시트 형태를 놓고 이렇다 할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최악이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날 라보뱅크의 경고는 지난해 6월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앞서 월가의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했던 비관론과 흡사하다.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런던을 유럽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하고 있던 글로벌 기업이 프랑크푸르트를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 이전, 경고가 이미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